2014 올해의 사자성어 ‘指鹿爲馬’는 하영삼 경성대 교수(중어중문학과)가 『金文集成』에서 집자했다. ‘지록위마’는 곽복선 경성대 교수와 고성빈 제주대 교수가 추천한 사자성어다.
(서울=센서블뉴스) 2014년을 대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선정됐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서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고(告)함으로써 진실과 거짓을 제멋대로 조작하고 속였다는 데서 유래했다.
지록위마는 응답 교수 724명의 27.8%인 201명이 선택했다.
지록위마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교수(중국통상학과)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며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구사회 선문대 교수(국어국문학과)도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록위마의 뒤를 이은 건 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는 ‘삭족적리(削足適履)’(23.5%)다.
남기탁 강원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한해 동안 선거용 공약, 전시행정(展示行政) 등을 위해 동원된 많은 정책이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꿰맞추는 방식으로 시행됐다”라며 이유를 밝혔다. 삭족적리를 선택한 박태성 부산외대 교수(러시아 중앙아시아학부)는 “원칙 부재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반영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의 비통함을 담은 ‘지통재심(至痛在心)’(20.3%)과 ‘참불인도(慘不忍睹)’(20.2%)가 3, 4위로 나타났다.
지통재심은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다’는 뜻으로, 효종이 청에 패전해 당한 수모를 씻지 못해 표현한 말이다. 이를 추천한 곽신환 숭실대 교수(철학과)는 “세월호 사건이 우리의 마음에 지극한 아픔으로 남아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지녀야할 마음이자 자세”라고 밝혔다. 많은 교수들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기리는 이유로 지통재심을 선택했다.
참불인도는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추천한 김언종 고려대 교수(한문학과)는 “세월호 사고처럼 충격적인 일은 없었다. 이를 늘 기억하고 나라를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 인하대 교수(국어교육과)도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윤리적 각성과 사회시스템의 올바른 정비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추천했다.<교수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