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팬들이 야유해서 보란 듯이 거수경례로 세리머니를 했습니다!"
'새내기 태극전사' 이정협(24·상주 상무)이 자신의 첫 A매치 풀타임 출전 경기에서 결승골까지 책임지면서 슈틸리케호의 해결사로 당당히 입지를 굳혔다.
이정협은 17일 호주 브리즈번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개최국 호주를 상대로 전반 32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슈틸리케호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슈틸리케호가 발탁한 공격수 이정협은 아시안컵에 앞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꽂더니, 이날 조별리그 1위 자리를 놓고 호주와 펼친 자존심 대결에서 귀중한 결승골을 책임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웃게 했다.
이정협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처음 A매치에 선발로 나섰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돼 기분이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이 구자철(마인츠) 선배를 많이 도와주라고 지시했다"며 "구자철 선배가 있어서 경기하는 데 편했다"고 덧붙였다.
골 상황에 대해선 "이근호(엘 자이시) 선배가 왼쪽 측면에서 치고 들어오기에 몸을 날렸는데 다행히 발에 맞고 들어갔다"며 "오늘 득점으로 오만전에서 저지른 실수를 만회해 기쁘다. 감독님은 물론 팀에도 미안했는데 오늘 골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정협은 "한국에서는 5천명 앞에서도 못 뛰어봤는데 경기장의 5만 석이 매진됐다는 소리를 듣고 어제 긴장해서 잠도 못잤다"고 설명했다.
골을 넣고 나서 거수경례로 세리머니를 펼친 것에 대해선 "골을 넣으면 군인 신분으로서 거수경례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순간 카메라가 보였고 호주 팬들이 야유해서 보란 듯이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속팀에서도 풀타임을 뛰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투입될 때 끝까지 뛸 것이라는 생각을 안했다"며 "한계까지 뛰었는데도 다들 힘들어 보여서 힘든 기색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가 호주 브리즈번 발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