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조지 프리드먼.."중국 공산당, 급증하는 실업률 감당 못할 것"
"통일은 머지않아, 어느 날 갑자기 올 것입니다. 그 시기는 2030년 이전일 겁니다."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리는 조지 프리드먼(65) 박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반도 재통일을 점쳤다.
코넬대 정치학박사인 프리드먼은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군사정치 분석가이자 미래학자다.
그가 1996년 설립한 미국 국제안보 분석기관 '스트랫포'(Stratfor)는 미 국방부와 각국 정부, 세계 500대 기업 등을 포함해 유료 고객이 220만명에 달한다. '그림자 CIA'라는 별칭도 붙었다.
14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개최되는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 2014'의 특별 연사로 초청돼 방한한 프리드먼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북한은 더는 정권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며 "통일 국면이 갑자기 들이닥칠 확률이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4년전 출간한 저서 '100년 후'(The Next 100 Years)에서도 10∼20년 내 남북이 통일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최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 달 넘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으면서 각종 설(說)이 난무하는 것에 대해 프리드먼은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전에도 갑자기 자취를 감추거나, 측근들이 갑자기 '숙청'되는 등 예측불허의 상황은 비일비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김정은 정권의 경우 이런 현상이 집권 초기부터 나타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오래전부터 '불안정성'이 오히려 내부의 '반(反)세력'을 걸러내는 방법으로 활용됐습니다. 갑자기 1인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누가 행동에 나서는지를 보려는 것이었지요. 김정은의 현 상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겠지만 집권 초반부터 불안정성을 '활용'한다는 것은 이미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통일이 되면 남한으로서는 북한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그는 "남한 정부는 대북 정책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갑작스러운 북한의 정권 교체 대신 연착륙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남한은 남북문제에 있어 '주도권'을 갖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것 역시 이런 점이 밑바탕에 깔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프리드먼은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상당수 학자가 중국을 떠오르는 미국의 '맞수'로 보는 것과 달리 2020년께 중국이 분열할 것이라고 예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중국은 급속도로 눈부신 성장을 일궈냈지만 2008년 한계치에 도달, 성장을 사실상 멈춘 상태"며 "기업들이 더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을 떠나는 등 중국 자본 이탈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데, 중국이 끝없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중국의 경우 10억 이상의 인구가 빈곤층이고, 급증하는 실업률을 중국 공산당이 감당할 능력이 없다"며 "이는 이미 급속한 성장 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던 일본과 한국 등도 경험하지 못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홍콩의 시위 사태가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주 단적인 측면에 불과하다"고도 말했다.
프리드먼의 일명 '중국 분열론'이 들어맞는다면 이는 한국 경제에도 그야말로 '직격탄'일 수밖에 없다.
그는 "원자재가 없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전적으로 의존도가 높은 중국 대신 미국 FTA 등을 통해 시장을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한국에서 한미 FTA를 두고 국민 여론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한 고객'(중국)만 바라보는 것은 중국 경제의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국에 공식연사로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그는 "외교적·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 한가운데서 한때 역사적으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면서도 "한국이 향후 동북아를 넘어 국제질서에서 이들 양국과 함께 주목해야 할 경쟁국임에는 틀림없다"고 단언했다.
프리드먼은 이날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세계 경제의 미래와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의 변화'를 주제로 약 1시간 반 동안 개회연설을 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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