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문화광장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에서 안산 지역 고등학생들이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일제히 들어 보이고 있다.
안산시고교회장단연합 주최, 교복 입은 학생 1천500여명 참여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잊지 말아주세요."
저마다 입고 온 교복의 모양과 색깔은 서로 달랐지만 한자리에 모여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을 영원히 기억하자는 학생들의 마음만은 같았다.
세월호 침몰사고 24일째인 9일 오후 8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문화광장에 안산시내 고등학생 1천500여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학생들은 왼손목에는 노란 리본을 묶고 오른손에는 촛불 하나씩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촛불 들고 모인 안산지역 고교생들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문화광장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에서 안산 지역 고등학생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활기 넘쳐야 할 10대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광장 어디에서도 큰 목소리 하나 들리 않았다. 여객선 침몰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친구들을 애도하는 침묵만이 주변을 감돌았다.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오른 안산디지털미디어고 2학년 한 여학생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직도 기억합니다.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고 자랑하던 친구들의 모습을…"이라며 희생 학생을 떠올렸다.
이어 "먼저 간 친구들을 별빛으로 마음속에 담아두었다. 아직 제 빛을 발하지도 못한 친구들이 제 마음속에서라도 반짝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러분 마음속에도 친구들이 빛나는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참았던 눈물을 끝내 흘렸다.
학생들은 세월호 사고가 '스쳐 지나가는 뉴스'가 될까 두렵다며 영원히 기억하자고 거듭 다짐하고 당부했다.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문화광장에서 열린 촛불 문화제에서 노란 리본 너머로 안산 지역 고등학생들의 촛불이 빛을 내고 있다.
안산동산고 한 학생은 "점차 사람들의 생각 속에서 세월호 사고가 잊힐까 두렵다"며 "이럴 때일수록 학업에 집중하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른'들의 냉혹한 조언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 유족은 행사가 끝날 무렵 무대에 올라 "집에 돌아가는 길에 사람이 많이 모여 찾아왔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 정말 감사하다"며 연방 감사를 표했다.
안산시고교회장단연합 주최로 마련된 이날 촛불문화제는 세월호 희생 학생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해 자유발언, 노란 리본 모형의 추모 카드섹션, 추모 편지 쓰기 등의 순서로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행사에 앞서 안산시고교회장단연합 소속 학생 등 200여명은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문화광장까지 2㎞ 구간에서 침묵 추모행진을 했다.
안산시고교회장단연합 측은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학생들의 순수한 모임이다. 정치적 이념이나 어떤 갈등도 없다"며 행사 취지를 왜곡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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