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매서운 겨울…이달초 35년새 두번째로 추워
겨울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매서운 추위가 들이닥쳤다.
지난달 말부터 기온이 갑자기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심상치 않더니 올해 12월 초순(1∼10일) 날씨는 2012년을 제외한 지난 35년간 '최악의 추위'를 기록했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초순 전국 평균 기온은 영하 0.4도로, 지난 35년간의 평균기온인 3도보다 3.4도 낮다. 4.5도였던 작년에 비하면 4.9도나 낮다.
이는 같은 기간 평균기온이 영하 1.4도였던 2012년을 제외하고는 198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고·최저기온을 나눠서 보더라도 올해 평균 최고기온은 4.3도로, 예년보다 4.4도 낮다. 역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4.6도로, 예년보다 2.7도 떨어진다. 이는 2012년, 1981년, 1996년에 이어 네 번째로 낮은 수치다.
지역별 평균기온은 대관령 영하 6.9도, 철원 영하 5.9도, 파주 영하 5.1도, 태백 영하 4.8도, 제천 영하 4.7도 등으로 중부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특히 낮았다.
영하 3.2도로 집계된 서울을 비롯해 청주(영하 1.4도), 대전(영하 1.7도), 인천(영하 2.8도)도 영하권에 머물렀다.
제주(7.5도), 부산(3.7도), 여수(3.7도) 등 남부지방을 제외한 전국의 평균기온이 대체로 영하권을 기록한 셈이다.
이처럼 겨울 초입부터 추위가 맹위를 떨친 것은 우리나라 북쪽의 찬 대륙 고기압의 세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캄차카 반도에서 발달한 고기압 때문에 연해주 부근의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버티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시계반대 방향의 기류를 타고 시베리아 지상 5㎞ 상공에 있는 영하 30도 이하의 찬 공기가 남동쪽인 한반도로 몰려오는 것이다.
찬 공기가 서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눈구름대를 형성,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삼한사온'의 날씨를 보인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저기압이 일주일 이상 같은 곳에서 회전하면서 찬 공기를 우리나라 쪽으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추위는 이번 주에 더욱 혹독해지다가 주말에나 풀릴 것으로 보인다.
15∼16일 오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눈 또는 비가 내리고 난 뒤 16일 아침부터는 다시 찬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7∼18일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2∼11도, 최고기온은 영하 5∼2도로 전망된다. 찬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겠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