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트나 편의점 등 일부 유통업자들이 폭발적 인기로 품귀 상태인 감자스낵 '허니버터칩'에 다른 제품들을 끼워팔고 있지만, 원칙적으로 현행법상 이 같은 행위는 최대 2년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는 매우 큰 범죄이다.
아울러 유통업자 뿐 아니라 해당 식품제조업체가 유통 과정에서 이 같은 끼워팔기를 부추기거나 압력을 넣었다면 제조업자 역시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다.
◇ 공정거래법, 대표적 거래강제 '끼워팔기' 금지
3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일부 편의점과 마트 등은 최근 허니버터칩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자 상대적으로 덜 팔리는 스낵이나 비싼 초콜릿을 함께 묶어 파는 이른바 '끼워팔기', 또는 '인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영리한 상술'로 넘길 수 없는 것은,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23조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거래강제)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금지한다.
또 같은 법 '불공정거래행위 유형 및 기준'에서는 거래강제 행위의 첫 번째 구체적 유형으로 '가. 끼워팔기'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끼워팔기란 '거래상대방에 대해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정상적 거래관행에 비춰 부당하게 다른 상품 또는 용역을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사업자로부터 구입하게 하는 행위'이다.
거래상대방(소비자)에게 허니버터칩이라는 상품을 팔면서, 원치 않는 다른 제품도 함께 사도록 강요하는 것도 당연히 여기에 해당한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지난 2일 관련 국회 질의에 "비인기상품과 같이 구입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법이 금지하는 '끼워팔기'가 될 수 있는 만큼, 해태제과의 거래행위를 정확히 파악하겠다"고 답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직 변호사는 "인기 상품을 팔면서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인기 없는 상품 구입을 강제함으로써 상품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상품시장에서 경쟁사업자와의 능률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허니버터칩의 경우 부차적(끼워파는) 상품이 본 상품과 불가분하거나 끼워팔기로 소비자 후생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처벌의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마트 등에서 서로 함께 많이 쓰이는 제품을 묶어 팔거나, 끼워 팔면서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의 마케팅 행위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얘기이다.
만약 최종적으로 공정거래법 제23조를 위반한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해당 행위자는 같은 법 제67조에 따라 2년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 해태제과, 유통업자에 끼워팔기 유무형 압력 행사했다면 역시 위법
그렇다면 유통업자가 아니라, 해당 제품 생산자인 해태제과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일단 해태측은 끼워팔기와 관련, "소매점 차원의 마케팅일 뿐 제조사와 관계가 없다"며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직접 비정상적 '끼워팔기'나 '가격'에 간여한 일이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만약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조사에 나설 경우, 결과에 따라 해태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은 거래강제 등 사업자의 직접적 불공정행위를 금지할 뿐 아니라,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도 명시했다.
따라서 해태측이 소매점 상대의 영업 과정에서 일부라도 같은 해태 제품을 묶어 팔도록 압력을 행사했거나 끼워팔기를 유도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해태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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