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18일 삼성전자를 제치고 서울 강남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인 한전 부지(7만9342㎡)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현대차 주가는 당일 3년만에 최대 폭으로 폭락해 '승자의 저주'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감정가인 3조3천346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10조5천500억원을 입찰가로 써냈다. 평당 4억3천879만원인 셈이다. 그러나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 대계"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고, 현대차 현금 동원능력도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빛바랜 승리' 피하기-조직(14)
상처뿐인 영광은 몰락 가속화 _ ‘승자의 저주’ 엄습(9월19일 금요일)
(서울=센서블뉴스) 기업의 CEO나 요직을 놓고 경쟁자끼리 물어뜯고 싸우면 승자가 되더라도 절름발이가 될 때가 있다. 조직이 깨지거나 음해가 난무하는 등 상처뿐인 영광이 될 수 있다. 빛바랜 승리인 것이다. 현실은 승자 위주로 돌아가지만 때로는 ‘승자의 저주’가 엄습하기도 한다. 영리한 사람은 ‘승자의 저주’가 뻔한 싸움이나 경쟁에 아예 뛰어들지 않는다. 눈길도 안 주고 발도 안 담그는 것이다.
승리 이후 성공에 도취돼 방심함으로써 몰락을 자초하는 것도 승자에게 주어지는 또 하나의 저주라고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승자가 새로운 사업 모델에 관심을 갖지 않고 기존 성공 분야에만 집착하는 것도 방심에 포함될 수 있다. 세계적인 업체들이 현실에 안주하다가 급전직하로 추락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싸움이나 시비를 걸어오는 건 일단 무조건 피하는 전략도 있다. 그런 후 상대의 기세가 사그라지면 싸움을 걸어 후려치고 업어 쳐서 바닥에 눕히는 것이다. 상대의 기세가 등등할 땐 굳이 맞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외국의 유명한 장군은 “아군이 원하는 시간․장소․방법을 택해서 싸운 것이 전승의 비책”이라고 전쟁 경험담을 밝혔다. 형세가 아군에게 불리할 때는 생존을 도모한 후 후일을 모색하는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