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스크린 시대 본격화…'숨은 시청자'를 찾아라
'탈TV 현상' 심해져.."통합시청률 개념 도입해야"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TV와 PC, 모바일을 넘나들며 동영상을 보는 이른바 '3스크린' 이용자가 국내 인구 65%에 이를 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3스크린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방송은 물론 광고 시장도 혼란해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의 시장 가치를 엿보려고 TV시청률에만 기댔다가는 소비자의 숨은 속내를 짚어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미디어 업체들은 TV시청률을 보완할 수 있는 지표를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도 그동안 방송업자 규제 기준으로 삼던 '시청점유율 제도'를 대폭 손보는 작업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노르웨이나 스위스처럼 통합시청률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 3스크린 이용자 65%…TV시청률 '있으나 마나'
23일 닐슨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3스크린 이용 인구는 64.7%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58.1%)와 비교하면 3분기 만에 8.6%포인트나 증가했다.
PC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동영상 시청이 보편화하고 있지만 거꾸로 TV시청시간은 급속도로 줄고 있다.
닐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방송콘텐츠 소비를 이끄는 20∼30대의 일 평균 TV시청시간은 2002년 3.2시간에서 올해 1.4시간으로 10여년 만에 반토막났다.
게다가 TV가 없거나, 있어도 TV로 방송을 보지 않는 '제로(Zero) TV군'의 인구 비율도 6.6%나 될 만큼 '탈TV 현상'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TV시청률이라는 고전적 잣대만으로는 프로그램의 시장가치를 파악하기 어려워 대체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총괄 대표는 지난 20일 미디어리더스포럼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디지털미디어 보급에 따라 소비자는 디바이스와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재조합해 이용하고 있다"면서 "TV 뒤에 숨어 있는 시청자층을 파악해 콘텐츠의 정확한 가치를 측정하는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것이 '진짜 시청률'…TV시청률 보완지표 속속 등장
TV시청률이 있으나마나 한 지표로 인식되면서 미디어 업계에서는 '진짜 시청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지표를 속속 내놓고 있다.
CJ E&M[130960]은 2012년 2월부터 닐슨과 함께 개발한 콘텐츠파워지수(CPI)를 매주 공개하고 있다. 지상파 3사와 CJ E&M의 7개 채널을 뉴스구독 순위(이슈 랭킹), 직접 검색 순위(검색 랭킹), 버즈 순위(버즈 랭킹) 등 3개 항목으로 점수를 매긴 뒤 이를 평균화한 값이다.
CJ E&M 관계자는 "CPI를 보면 콘텐츠와 소비자 행동 간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어 시청률의 보완지표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첫째주 CPI 1위는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 그러나 같은 기간 닐슨이 집계한 TV시청률에서 '야경꾼 일지'(10.8%)는 18위에 그쳤다. 시청자의 기준을 TV 앞에서 '본방사수자'가 아닌, 3스크린 이용자로 넓히면 콘텐츠의 가치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줌인터넷이 지난 5월 내놓은 'TV 인터넷 관심도' 역시 마찬가지.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방송 전·중·후에 걸쳐 검색어 입력, 미리보기, 다시보기 등 인터넷 이용자들이 보인 반응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지표화한 수치다. 조사 대상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 142개 채널, 프로그램은 860개가 넘는다.
줌인터넷 관계자는 "현행 시청률은 표본 조사 대상이 불균형적이고 TV라는 한정적인 시청수단만을 반영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지표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도 최근의 TV 시청행태를 반영해 기존의 시청점유율 제도를 개선하려는 작업에 나섰다. 고정형 TV를 기준으로 한 조사방법이 스마트 미디어를 통한 TV 시청시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N스크린 시청점유율 조사 민관 협의회'를 구성했다.
◇ '숨은 시청자' 찾으려면 통합시청률 개념 도입해야
소비자의 미디어 이용행태가 다변화함에 따라 방송 콘텐츠의 가치도 통합적으로 측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숨겨진 시청자'를 찾아야 콘텐츠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고 생태계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유도현 대표는 세미나에서 "PC나 모바일, VOD(주문형 비디오)로 TV시청률이 줄줄 새고 있다"면서 "그러한 누수 현상을 막으려면 노르웨이, 스위스, 미국 등 일부 외국처럼 통합시청률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와 스위스는 작년 1월부터 시청률 측정 대상을 TV에서 PVR(개인녹화장치)과 PC 웹 등으로 확장했다. 동영상 소비의 주요 수단으로 떠오른 OTT(온라인영상서비스) 시청률도 통합해 '숨은 시청자'를 찾겠다는 시도다.
노르웨이의 경우 통합시청률 도입 이후 주요 프로그램 간 순위 변동이 대폭 일어나는 한편 TV 이외의 시청률이 합산되면서 광고 프라임타임 시간대가 넓어지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 중국도 연내에 이와 비슷한 통합시청률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실적인 여러 제약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통합시청률 개념을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방통위가 지난해 진행한 스마트미디어 시청점유율 측정 시범조사 결과, 미디어별 방송콘텐츠 측정 가능 범위는 생각보다 좁게 나타났다.
국내 TV VOD는 프로그램의 단위 측정 자체가 어려웠고, PC VOD는 인터넷주소(URL) 추적이 불가능한 사이트가 많아 해당 시청률을 계산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조사됐다.
모바일의 경우에도 스마트폰 앱에서 발생하는 시청률을 측정하려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도현 대표는 "통합시청률을 측정하려면 조사 범위나 단위, 기간 등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다"면서도 "산업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개별 사업자들이 협조해 통합시청률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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