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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장훈 "힘이 되고 싶어 왔습니다"


<세월호참사> 실종자 가족과 함께
(진도=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가수 김장훈씨가 12일 오후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씨는 이날 체육관에서 머물며 가족들과 식사하며 이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2014.6.12 minu21@yna.co.kr


(진도=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진도실내체육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58일째 짓누르던 이곳에 갑자기 작고 조용한 미소가 피어났다.


'기부 아이콘, 독도 파수꾼' 가수 김장훈이 세월호 참사 58일째인 12일 오후 검은 옷차림으로 실종자 가족이 머무르는 진도실내체육관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진도실내체육관 안쪽은 실종자 가족이 아니면 출입이 어려운 곳, 자원봉사자나 대책본부 관계자들만이 드나들고 있지만 김장훈은 특유의 큰 걸음으로 실종자 가족들과 만났다.


아직 아들이나 딸, 형, 오빠, 동생 혹은 아빠가 아직 깊은 바다에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며 김장훈 자신도 큰 눈망울이 금방 벌게졌다.


체육관 앞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식당에서 실종자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김장훈은 이미 그들과 하나가 된 듯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진도 현장을 방문한 탓도 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가족에게 다가가 진심 어린 위로를 나눴기 때문이다.


체육관 안팎의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고 "수고한다"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기도 했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인, 관료, 유명인들이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았지만 김장훈처럼 환영받은 인물은 없었다.


그는 마치 사고 당일 때부터 여기에 있었던 것처럼 거리낌 없이 체육관 안을 가족과 함께 드나들었고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김장훈은 체육관에 오기 전 팽목항 바로 옆 진도 해상관제센터(VTS)에 들렀고 법원의 증거보전 절차를 지켜보던 실종자 가족들과 만났을 때에도 미소로 환영받았다.


그는 "마지막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시간이 나는 대로 진도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지금 '누가 방문하는 게 짐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웠는데 가족대책위와 상의를 했고 그곳에 계신 분들의 마음을 전해들었다. 힘이 되고 싶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김장훈은 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과 하룻밤을 지낸 뒤 상경할 예정이다.


김장훈의 방문을 지켜본 한 자원봉사자는 "가족들이 김장훈씨를 보고 희미하게나마 미소 짓는 모습에 우리가 오히려 고마움을 느낀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지치고 힘들 때 오셔서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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