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 대회서 훈련 강조…'군심잡기' 행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대의 훈련 강화를 강하게 독려해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3∼4일 평양에서 열린 '인민군 제3차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 참석,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번 대회는 2006년 10월 2차 대회 이후 8년 만으로 대대장은 군대의 기본 전투단위인 대대를 통솔하고 대대정치지도원은 군인들의 사상사업을 책임진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직접 연설자로 나선 김 제1위원장은 원색적 표현을 써가면서 철저한 군사훈련을 당부하고 또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민군대에 있어서 싸움준비, 훈련보다 더 중요하고 더 절박한 과업은 없다"며 "싸움준비에서 내일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시에 피를 물고 덤벼드는 적들에게 군인들이 훈련되지 않았으니 기다려달라고 할수 없다"며 "이 세상에서 전쟁처럼 냉혹하고 엄정한 판정관은 없다. 전쟁은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인민군대가 훈련을 소홀히 하면 총대에 녹이 슬고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 칠성판(고문을 위해 사람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만든 나무판)에 오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은 군기 확립도 지시했다.
그는 "대대 안에 강철 같은 군기를 세우고 모든 사업과 생활을 군사규정과 교범의 요구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지휘관들이 군인들을 친부모의 심정으로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들은 중대들의 맨 마지막 병사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이름과 나이, 고향, 생각과 취미, 식성까지도 환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제1위원장이 대대 지휘관들에게 거친 표현으로 훈련과 군기 확립을 강조한 것은 '군심(軍心) 잡기'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제1위원장이 이번 대회에서 대대 지휘관 5명에게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한 것은 지휘관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쓰겠다는 의중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김 제1위원장은 군 훈련과 관련해 간부들에게 '충격요법'을 쓰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말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북한 지도부가 포 명중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군단장을 포함한 관련 간부 전원을 2계급 강등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 4일 자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해 4월 포병부대의 포 사격 훈련을 질책하고 나서 관련 부대를 해산하고 간부 167명을 강등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 30일(보도날짜)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하는 등 최근 '칩거'를 끝내고 군사 훈련을 잇달아 참관하며 훈련을 챙기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대의 동계훈련을 앞두고 일선 지휘관들의 기강을 확립하는 것 같다"며 "김 제1위원장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잘못에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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