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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교수 "노후소득 대체율, 근로·사업소득↑ 연금소득↓"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한국의 65세 이상 은퇴자는 자신의 장년기 소득과 비교해 절반 이하의 돈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달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 정책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노후소득수준의 장기적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장년기(45∼54세) 소득 대비 노후소득 대체율은 65세 50%, 70세 40%, 75세 30%로 추정된다.
장년기 소득이 100만원이었다고 가정하면 65세에는 50만원을, 70세에는 40만원을, 75세에는 30만원을 각각 벌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적절한 수준의 노후소득 대체율은 50∼70% 정도라고 알려졌다. 1990년대 미국 장년기(55세) 소득 대비 70세의 노후소득 대체율이 세전 60∼70%, 세후 70∼80%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출범하고 확대되는 등 공적연금이 성장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노후소득 대체율은 점점 더 감소하고 있다.
장년기 소득 대비 65세 무렵 노후소득 대체율을 놓고 보면 1936년생은 66%, 1941년생은 49%, 1946년생은 45%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1950년 이후 출생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나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65세에 도달하지 않아 정확히 관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의 노후소득은 연금소득보다는 근로·사업소득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연금을 받으며 쉬는 것보다는 여전히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사례가 많은 것이다.
70세의 장년기 대비 노후소득 대체율 40% 중 근로·사업소득은 20%로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연금소득의 경우 노후소득 대체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공적연금은 4∼6%, 사적연금은 3∼4% 수준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수명의 증가와 함께 은퇴기간은 계속 길어져 장기적으로 볼 때 고령인구의 공적연금 수급액 증가가 획기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은퇴를 대비한 개인적인 저축의 증가가 필요하며, 미래 고령빈곤을 막기 위해 현재 청·장년층 저축 여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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