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이번 출장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도발 억지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통일 세일즈, 새마을운동의 지구촌 확산 등에 초점을 맞춰 정상외교를 펼쳤다.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 유엔 창설 7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띠는 올해 유엔 총회에는 전세계 160여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결집했다. 박 대통령은 이같은 유엔 무대를 활용해 모범적 중견국으로서 한층 높아진 우리의 위상을 확인하면서 한반도 안보와 개발 기여 등 당면현안을 국제사회 이슈로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北추가도발 저지에 메시지 집중 =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박 대통령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지하는 것이었다.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장거리로켓 발사와 4차 핵실험 등 대형 도발을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뉴욕 현지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 도발이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지형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여론을 '도발 반대'로 결집시키기 위한 메시지 관리에 나섰다.
이러한 메시지는 지난 26일 미국의 주요 외교·한반도 문제 관련 싱크탱크 대표 및 주요인사와의 만찬 간담회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북한 도발에 대한 철저하고 단호한 대응, 한미동맹의 역할 제고 등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등을 강조하며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전세계 대표단이 모인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해 "어렵게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해칠뿐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 등 비판적으로 규정하며 도발 사전 억지에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도발시 철저한 응징'이라는 단호한 원칙론은 생략했다.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도발에 대한 응징을 언급하면 북한을 자극할 수 있고 그 결과 8·25 남북합의에 따른 대화 분위기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북한에 개혁·개방을 촉구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따른 지원 의사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평화통일 공감대 국제사회로 확산 = 박 대통령의 이번 유엔 정상외교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비전을 확산하는데 공을 들인 점이다.
뉴욕에서 첫 일정으로 가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만찬, 미국 싱크탱크와의 만찬간담회,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통해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자 동북아 및 세계평화라는 관점에서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며 공감대 형성에 나선 것이다.
특히 총회 연설에서는 평화통일을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를 없애는 일이라고 표현하며 국제사회의 지지와 관심을 촉구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통일 세일즈는 이달 초 전승절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계기에 중국과 평화통일 논의를 더욱 확대하기로 한 것에 이어 통일 이슈를 유엔 등 국제기구와 세계 각국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새마을운동 세일즈…높아진 국제사회 위상 확인 = 북한이나 통일 이슈뿐 아니라 박 대통령의 이번 유엔 정상외교 무대는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개발정상회의와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회의,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회의, 평화유지 정상회의 등에 초청받았고, 이들 자리에서 개도국 소녀의 보건·교육 지원을 위한 5년간 2억달러 원조, 개도국 직업학교·고등기술학교 건립 지원, 유엔평화활동(PKO) 공병부대 추가 파견 등을 약속했다.
유엔 창설 당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며 외국의 원조가 절실했던 한국이 70년이 지난 현재 국제사회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를 하는 모범적 중견국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특히 개발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가 열리는 등 우리의 성공적인 농촌개발 경험을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빈곤국·개도국 대상 새로운 농촌개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3차례 양자회담으로 경제성과 모색…한류 세계화에도 앞장서 = 박 대통령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파키스탄과 덴마크, 나이지리아 등 3개국 정상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하며 경제적 실질협력도 모색했다.
이를 통해 파키스탄과 나이지리아를 대상으로는 58억달러 규모의 인프라사업에 우리 기업의 진출을 확대하는 기회를 만들고, 덴마크와는 북극항로나 보건의료 등의 분야로 협력 다변화를 꾀하는 등 실질적 성과도 창출됐다고 청와대는 자평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이날 귀국길에 오르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뉴욕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국가브랜드 전시 및 K-컬쳐 체험행사에 참석, 유엔 무대에서의 정상외교와 더불어 자신이 강조해 온 문화융성 관련 행보도 빼놓지 않았다.
청와대는 "재외문화원이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의 전진기지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격려하는 한편 경제재도약을 위해 필요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세계 문화의 중심인 뉴욕에서 재차 천명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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