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찰에 투신한 지 반년이 조금 넘은 여자 경찰관이 강도를 잡은 사실이 페이스북에서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경남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중앙파출소에 근무하는 신입 여경인 이수현(27) 순경은 지난달 26일 낮 12시 40분께 순찰팀장인 변재수(55) 경위와 점심을 하다가 강도 발생 무전을 들었다.
양산시 교동의 A(70·여)씨 집에 침입한 20대가 A씨 눈을 수건으로 가리고 둔기로 때려 기절시키고 나서 목걸이와 반지 등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는 무전이다.
이 순경은 점심을 중단하고 곧바로 변 팀장과 순찰차에 올라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자신의 담당구역을 벗어난 곳에서 발생한 강도사건이지만 지휘부의 출동명령에 따라 용의자 도주로를 파악해 3시간여 순찰을 벌였다.
순찰을 하는 중간에 이 순경은 양산경찰서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용의자 인상착의와 용의차량을 확보해 순찰차를 운전하는 변 팀장에게 알렸다.
이 순경이 탄 순찰차는 1시간 정도 순찰을 더 하다가 양산시 북부동의 한 PC방 사거리를 지나는 순간 반대차로에서 용의차량을 발견했다.
변 팀장은 운전대를 꺾어 유턴해 용의차량을 100m가량 추격해 신호대기 중인 용의차량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사이 이 순경은 다른 순찰차에서 지원 나온 경찰 5명과 함께 용의차량을 덮쳤다.
70대 여성에게 강도질을 해 다치게 한 유모(23)씨를 사건 발생 4시간여 만에 붙잡았다.
유씨가 큰 저항 없이 붙잡히기는 했지만, 신입 경찰인 이 순경이 SNS로 용의자와 차량을 꼼꼼하게 확인해 도주로를 신속히 막지 않았다면 검거가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순경은 "저 혼자 범인을 발견해 검거한 것이 아니라 용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다른 경찰과 공조해 신속하게 붙잡을 수 있었다"며 "지휘부의 즉각적인 현장 지휘와 SNS를 활용한 정보 공유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경찰서는 유씨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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