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메르켈 총리 페북>
독일 주요 언론은 10일(현지시간) 일본 방문에서 독일의 경험을 전하는 방식으로 과거사 직시와 반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발언을 주요하게 취급하며 그가 노련하게 문제를 다뤘다고 전했다.
이틀간 방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메르켈 총리는 도쿄 체류 기간 아사히신문 연설 문답과 기자회견, 일본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군 위안부 문제 해결까지 거론할 정도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를 자극할만한 민감한 소재에 대해 할 말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중지 빌트를 포함한 몇몇 언론은 이날 일본 언론을 인용한 보도에서 군 위안부 대신 성 노예 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메르켈 총리가 야당과의 회동에서 군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메르켈 총리의 방일 직전 메르켈 총리가 일본에 '신중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도한 진보언론 쥐트도이체차이퉁은 '화해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메르켈 총리가 연설 장소로 일본 정부의 압력을 받는 아사히신문을 선택한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암묵적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메르켈 총리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으면서도 영토와 과거사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을 것"이라며 "그는 일본에서 이 문제를 아주 노련하게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본 공영방송 NHK는 메르켈 총리의 이런 발언을 무시한 채 관련 뉴스를 보도하며 "메르켈 총리가 연설한 장소를 그저 한 신문사라고 얼버무렸다"고 전하고 "이것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학습능력 정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도 꼬집었다.
중도 성향의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정상화로 가는 험로'라는 제하의 2면 톱기사에서 메르켈 총리가 "일본에 대한 비판 대신 왜 독일의 선택이 옳았는지를 알려주는 방식을 택했지만, 아베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지적에 대해선 불편한 반응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FAZ 역시 아사히신문을 연설 장소로 선택한 것을 두고 "하나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라고 거듭 의미를 부여하고 NHK가 연설 장소를 특정하지 않고 메르켈 총리의 연설 내용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디 벨트는 '메르켈 총리의 평화 메시지'라고 제목 붙인 기사를 통해 메르켈 총리가 과거사 청산이 화해의 전제라며 "화해의 주체는 언제나 두 당사자"라고 부연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8일 중국 당국이 과거 전쟁에 대해 일본 정부가 성실한 태도를 보여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 사실도 옮기면서 메르켈 총리가 각국은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전제한 채 독일의 경험을 말해주는 방식을 택했다고 소개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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