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입' 빌리거나 '주위 뜻'이라면서 문제 해결 _ '이이제이.차도살인'
직장 동료 사이에 점심 메뉴를 고를 때 부장이 “어디가 좋겠느냐”고 묻는다. 이에 과장급 직원은 본인이 중식당을 선호하면서도 “후배들이 중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남의 입을 빌려 자신의 원하는 바를 취하는 것이다.
기업체에서 회사 측이 노조를 설득할 때 “외부에서 구조조정과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한다. 나의 주장이 아니라 주위․동료․선후배․사회 여론의 주장이라는 식이다. 본인이 직접적으로 말하면 상황이 애매모호해지거나 오해의 시선이 있을 때 사용하는 어법이다.
가정에서도 살림에 지친 아내가 남편에게 “애들이 놀러가자고 한다”고 넌지시 운을 뗀다. 본인의 희망 사항을 아이들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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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를 활용하는 것은 책임의 주체를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수법이기도 하다. 차도살인(남의 칼을 빌려 적을 죽이고, 자신의 힘은 아끼는 계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이제이(적을 이용해 다른 적을 치는 계책)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얘기를 해서는 안된다. 남의 입을 근거 없이 빌리면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누가 ~라고 비판한다”면서 남의 입을 빌려서 허위 사실을 말했다가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나면 곤욕을 치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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