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 통신에 고급정보 유통’ _ 전달자 하고픈 말 섞이기도
한 지자체의 중간간부급 직원은 모 언론사 출입 기자에게 “이번 인사에서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면서요?”라고 말을 건넸다. 해당 직원은 출처에 대해 ‘카더라 통신’이라고 했다. 주위에 그러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말이다. 이 기자는 자신도 모르는 얘기를 해당 직원으로부터 들었을 때 다소 황당했으나 얼마 뒤 이 기자는 담당 기관을 옮겼다. ‘카더라 통신’의 위력이다. ‘카더라 통신’이 전하는 메시지나 정보를 먼저 입수하는 사람이 승자가 될 수도 있다.
기업체나 공공기관 등에서는 일명 ‘복도 통신’으로 불리는 ‘카더라(주위에서 얘기를 하더라) 통신’에 귀를 쫑긋 세워야 할 때가 있다. 뜬소문일 때도 있지만 100% 정확할 때도 있다. 처음 말을 꺼낸 사람이나 전달하는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섞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듣는 사람은 본인이 새겨서 들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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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장을 펴거나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데 자신의 의견으로 비쳐지면 곤혹스러울 때 ‘카더라 통신’을 이용하기도 한다. “(복도나 흡연 공간에서) 나도 들은 얘기인데…”라면서 전제를 깔아준 뒤 “어떠어떠한 말들이 나돌고 있네”라고 한다.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카더라 통신은 상대의 기를 꺾거나 패착에 빠트리는 술수로도 활용된다. 헛소문을 사실인 양 퍼뜨려 듣는 사람을 어지럽게 만드는 것이다. 관련 사실을 부풀리거나 축소해서 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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