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태 전시회
먼 곳에 수평으로 보이는 황금빛과 붉은빛, 약간의 간격을 두고 보이는 파란빛이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연상시키면서 고요함을 불러온다.
또 다른 그림에선 언젠가 여행지에서 봤을법한 옅은 보라가 섞인 멋있는 하늘빛이 보이는 듯하다.
원로 조각가 최종태(82)의 파스텔 그림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제5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반세기 넘게 인물 조각에 매달린 작가가 이번에는 '빛·사랑·기쁨'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에서 파스텔 빛으로 다양한 구도를 보여준다.
작가의 파스텔화 30여 점은 평화로운 안정감을 준다. 전시에선 파스텔화와 함께 채색나무 조각과 브론즈도 함께 선보인다.
작가는 "빛은 사랑이고 생명의 어머니"라며 "텅 비어 있으면서 기쁨으로 충만한 곳이 있으니 언어로 형상할 수가 없는 곳"이라고 말한다.
이어 여행에서 돌아올 때 비행기가 저녁에 도착하는 순간 "검은 바다 위로 길게 붉은빛이 수평선을 그리고 그 추억이 긴 여운으로 남았다"며 이때야말로 "이름할 수 없는 신비의 영상"이자 "눈으로 보는 빛이 영기(靈氣)를 품고 있는 것이었다"고 돌아본다.
종교를 떠나 자연의 의도하지 않은 순간과 공간의 접합으로 이러한 공감을 나눠 가졌을 사람들이 함께 고개를 끄덕일 부분이다.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가의 작품에서 본 듯한 여성 인물의 이미지도 작품에 보인다.
1932년생인 작가는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전시는 내년 1월18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