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으로 촉발된 숙연한 분위기 속에 신작 발표를 꺼렸던 작가들이 을미년 새해에 소설과 시를 잇달아 선보인다.
박민규와 김애란의 장편 소설을 비롯해 이문열과 김훈의 소설집도 나온다.
등단 50주년을 맞은 정현종 시인도 이를 기념하는 시집과 산문집의 출간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문학계를 대표하는 문학동네, 창비, 자음과모음, 문학과지성, 민음사, 열림원 등으로부터 내년 신작 소식을 들어봤다.
◇ 돌아온 소설계 스타 작가들
지난해 소설을 내려 했다가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프로젝트를 중단한 박민규와 김애란이 장편소설을 들고온다.
아직 원고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출판사 문학동네는 이변이 없는 한 이들 작가의 새로운 소설을 선보일 계획이다. 박민규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이후 6년 만에, 김애란은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4년 만에 장편을 선보인다.
올해 이상문학상을 받은 편혜영도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했던 '선의 법칙'을 다듬어 장편 소설로 출간한다. 방송 진행자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하는 소설가 하성란도 장편소설을 선보인다. 또 다른 40대 여성작가 조경란도 장편소설을, 정이현은 소설집과 에세이를 각각 선보인다. 50대인 '세월'의 김형경도 장편소설을 낼 예정이다. 이신조는 장편소설을, '파과'의 구병모는 소설집을 낸다.
남성 중견작가로는 정찬이 장편소설을, 전성태가 소설집을 준비 중이다. 교수이자 소설가이며 시인인 이장욱의 소설과 '마담뺑덕'의 소설가 백가흠의 신작 소설집도 대기 중이다.
손아람, 김희선, 해이수, 박정윤, 이현수, 김이설, 강지영, 서하진, 안보윤, 조현 등의 신작 장편 혹은 소설집도 을미년을 맞은 독자들의 기대를 부풀린다.
◇ 이문열·김훈은 소설집…암투병 복거일은 대하소설
올해 1960년대 한국사회를 그린 대하소설 '변경'의 개정판을 펴낸 이문열은 내년 10월쯤 소설집을 낼 예정이다. 대하소설을 준비 중인 그는 몇 편의 단편을 묶어 출간한다. 김훈의 소설집도 나온다. 문학동네 겨울호에 실렸던 '영자'를 비롯해 네 편의 단편이 이 소설집에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암 투병 중인 복거일은 쉬는 대신 대하소설이라는 강행군을 선택했다. 모두 6권으로 이뤄진 대하 장편소설 '역사속의 나그네'가 상반기 선보인다.
한신대에서 나란히 교편을 잡은 소설가 임철우와 최수철의 소설도 출간된다. 두 소설가의 작품은 단편 묶음이나 연작소설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 편의 장편소설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중견 이인성도 오랜만에 소설집이나 연작소설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소설가 황석영은 자신의 소설대신 다른 작가의 좋은 소설을 소개한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3년 동안 연재한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을 문학동네와 함께 출간한다. 염상섭의 '전화'부터 김애란의 '서른'까지 101편의 단편 소설을 직접 추렸다.
◇ 정현종 시인 등단 50주년 시집 출간
문학과지성은 정현종 시인의 등단 50주년을 맞아 시집과 산문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시집에는 새로운 시가, 산문집에는 기존에 기고한 칼럼이나 에세이, 연설문 등 그동안 각종 지면 등에 발표한 글이 수록될 예정이다.
의사이자 시인인 마종기 씨와 최승자, 송재학 시인의 시집도 내년 5월까지는 출간된다.
'가만히 좋아하는'(2006)으로 호평받은 김사인 시인은 오랜만에 새 시집을 선보인다. 이미 마무리 작업 중이어서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이다. 문인수 시인의 시집도 출간되며 40대인 송경동 시인과 문태준 시인의 신작도 출간될 계획이다.
이밖에 동서문학상 수상 작가인 허수경, 미당문학상 출신의 송찬호 시인,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김경주 시인의 신작도 출간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