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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대화' 잠시 일탈로 3천만원 뜯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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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붙잡힌 '몸캠' 사기단은 10대부터 50대까지, 말 그대로 애나 어른을 가리지 않았다. 피해자만 763명, 피해금액은 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스마트폰에 화상채팅 앱을 설치한 A(36·기혼)씨는 모르는 여성에게서 "화상채팅을 하자"는 메시지를 받았다.

신변잡기 위주였던 대화는 곧 농도 짙은 대화로 이어졌고, 급기야 여성은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며 A씨에게도 알몸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별 생각없이 여성의 요구에 응했다.

채팅 도중 여성은 "목소리가 듣고 싶은데 잘 안들린다.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라"며 파일을 넘겨줬다.

뒤늦게 시작된 '모바일 불륜'에 눈이 먼 A씨는 의심없이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했다.

그 순간 자신의 휴대전화 안에 있던 연락처를 포함, 개인정보가 여성에게 고스란히 넘어간 것을 A씨는 나중에야 알게 됐다.

색다른 일탈에 도취한 것도 잠시. 며칠 뒤 A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중국 피싱 사기단이었다. 음란채팅을 한 영상을 가지고 있으니 돈을 달라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부인과 함께 장사를 하는 A씨는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불안에 떨었고, 결국 10여차례에 걸쳐 3천만원을 사기단에 보냈다. 

또다른 피해 남성 B(23·기혼)씨는 같은 수법으로 협박받아 110만원을 보낸 뒤에도 돈 요구가 이어지자 사기단에게 "마음대로 하라"며 말싸움을 했다.

이내 사기단은 B씨 장인에게 음란채팅 영상을 보냈고, 이로 인해 B씨는 이혼당했다.

이렇게 사기단에 당한 남성들은 16세에서 59세까지 다양했다.

사기단은 돈이 없는 학생이나 무직자에게는 본인 명의의 통장을 2∼5개씩 개설해 보내도록 했다. 대포통장으로 쓰기 위해서다. 

최근 사기단 사이에서 대포통장은 개당 100만원 안팎으로 거래된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몸캠 피싱 사기로 돈을 뜯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진모(26·중국 국적)씨 등 5명을 구속하고, 김모(26)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구속자 가운데 귀화한 중국인 환전상 등 3명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진씨의 피싱 사기 피해금 20억원을 포함, 무려 310억원을 중국으로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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