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고대부터 내려온 건강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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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절로 생각나는 여행지가 온천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면 근육이 이완되고 피로가 풀린다.

국내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온천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조선시대에는 왕들도 온천욕을 하기 위해 행차했다.

임금이 궁을 떠나 지방에 머물 때 밤을 보내던 임시 숙소인 행궁 가운데 온양 행공은 특별했다. 왕이나 왕실의 구성원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했다.

세종은 눈병을 다스리기 위해 부인인 소헌왕후와 몇 차례 온양에 들렀다. 현종도 습진과 안질을 치유하려고 온양에 갔다. 다른 행궁에 비해 왕들이 체류하는 기간이 길었던 탓에 온양 행궁은 규모가 상당했다.

온양은 1950년대에도 전국에서 첫손에 꼽히는 온천이었다. 1955년 한 신문은 온천 명소로 온양과 대전 유성, 부산 동래를 소개했다.

온양에 대해서는 "경부선 천안역에서 장항선을 갈아타면 20분 만에 도착한다. 지금은 소실됐으나 한때는 신정관(神井館)이 당당한 위풍을 날리고 온천객도 즐거웠다"고 평했다. 신정관은 일제가 행궁을 보수해 일반에 개방한 온천장이었다.

온천으로 향하는 발길은 꾸준히 늘어났다. 연휴 기간이면 온양의 호텔과 여관은 빈 방이 없을 만큼 붐볐다. 온천은 피로를 해소하고 휴양을 즐기는 곳이기도 했지만, 결혼식을 끝내고 가는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았다.

먹고살기 힘들고,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1970년대까지 신혼여행지는 온양온천이나 동래온천, 경주, 설악산 등으로 한신혼여행지는 온양온천이나 동래온천, 경주, 설악산 등으로 한정돼 있었다.

수도권 사람들은 가깝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온양온천을 선호했다. 연예인 부부들도 신혼여행지로 온양온천을 택할 정도였다.

물론 젊은 신혼부부들만 온천을 찾지는 않았다. 바깥으로 나들이를 가기 힘든 겨울철에는 가족여행지로 온천에 버금가는 곳이 없었다.

서울 근교에서는 온양온천이 너무 북적인다는 이유로 이천온천이나 수안보온천을 방문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부산에서는 동래온천과 해운대온천, 경상북도에서는 덕구온천이 명성을 떨쳤다. 도고온천은 신경통, 피부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요양객이 많이 몰렸다.

                   1985년 수안보온천에서 새롭게 발굴된 온천수.

수요가 늘어나자 공급도 증가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온천수가 본격적으로 발굴됐다. 마치 금광을 뒤지듯, 각지에서 온천수 파기 경쟁이 벌어졌다. 경북 상주, 전남 화순, 강원도 춘천에서 새롭게 온천수가 뿜어져 나왔다.

온천욕을 즐기는 시설도 새롭게 들어섰다. 1979년 창녕에 개장한 '부곡 하와이'가 대표적이다. 하와이 무용단과 국내 무용단이 공연을 선보이고, 식물원도 있어서 화제를 모았다.

다른 지역에서도 건설업체들이 콘도를 짓고, 대규모 온천탕이 갖춰진 호텔이 문을 열었다.

1995년 대전에서 열린 유성온천 문화제.

온천은 여행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사람들이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자 방문자가 점차 감소했다. 온천수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거나 온천 개발에 나섰던 회사가 도산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1997년에 일어난 외환위기는 온천의 쇠락을 부채질했다.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관광객이 급감했다. 또 온천에서 숙박하지 않고, 몇 시간 정도 머물다 가는 경향이 보편화됐다.

현재 각지의 온천들은 활기를 되찾기 위해 시설 확충, 환경 정비 등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전국의 온천지를 돌며 개최되는 '온천대축제'도 그중 하나다. 올해 10월 충남 예산에서 열린 축제는 내년에 울진에서 펼쳐진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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