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TV토론서 안전대책·개발공약·친환경급식·등록금 '공방'
통합진보당 후보 참석…3자토론으로 밀도·깊이는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정현 류미나 기자 =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26일 두 번째 토론에서도 서울시정의 각종 현안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두 후보와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는 서울 여의도 MBC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초청으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서울시 안전대책, 개발공약, 친환경 무상급식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3자 토론 형태로 열려 주요 정당 후보인 정 후보와 박 후보 사이의 밀도있고 깊이있는 양자 정책대결은 부족한 편이었다.
먼저 정몽준 후보는 안전대책과 관련, "서울은 안전행정부 평가에서 안전관리 분야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학교 시설 개선 예산이 삭감됐는데 박원순 후보는 이 책임이 교육부와 교육청 소관이라고 한다"며 현직 시장인 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정 후보는 "지하철 공기질이 나쁜 것도 큰 걱정"이라면서 "취임 직후 환풍기 가동시간을 15시간으로 줄였는데, 원전을 반대하는 시민운동가 박원순 개인의 야심 때문에 시민 건강을 해친 것"이라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최근 배우자 출국설 등 네거티브성 의혹을 제기한 정몽준 후보를 의식한 듯 "저는 끝까지 네거티브 선거를 안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정 후보의 문제제기에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서울시 안전 예산이 줄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지하철 공기질도 법령에 따라, 중앙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충분히 점검했다"고 맞섰다.
서울시내 학교의 친환경 급식문제에 관한 감사원 감사결과를 놓고서도 두 후보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정 후보는 "박 후보가 자랑하는 친환경 무상급식 식재료에서 잔류농약이 나왔고 가격도 비싸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며 "비싼 돈을 주고 농약을 먹은 셈인데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는 "어떤 경우에도 농약이 잔류한 식자재를 학교에 공급한 적이 없다. 오히려 서울시 산하 기관이 매일 검사해 잔류 농약을 파악하고 전량 폐기했다. 오히려 칭찬 받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의 '반값등록금'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박 후보의 문제제기가 거셌다.
박 후보가 "반값등록금 문제는 시대와 국민의 엄중한 요구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며 "아직도 대학등록금이 싸다고 생각하느냐"고 캐물었고, 정 후보는 "학생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꼭 반값등록금이냐, 장학금을 올리고 기숙사를 많이 짓는 것도 방법이 아니냐"라고 해명했다.
양 후보의 신경전은 이념 문제를 놓고 절정에 달했다.
정 후보는 "박 후보가 국립보건원 부지에 민주노총 등 수십개 좌파 단체를 수의계약으로 입주시키고 수십억원의 운영비까지 특혜를 줬다"면서 "서울시장 재직 시절 좌파 성향 단체에 수천억원을 지원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박 후보는 "민주노총뿐 아니라 우파 단체들도 함께 입주해 있다"면서 "지금 21세기에 이런 이념공세, 색깔론을 이해할 수 없다. 서울 시장 자리는 모든 사람의 시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발 공약과 관련해 정 후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재추진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45조원을 민간투자로 유치하겠다"고 공언한 반면, 박 후보는 "민자 의존은 위험하다. 공공성을 심각하게 침해해 제2, 제3의 맥쿼리같은 기업을 배불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처음 토론에 참가한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는 "'기춘대원군' 김기춘 비서실장을 경질해야 하고, 단 한 명도 구제하지 못한 정부에 단 한 표도 주지 말자"면서 주로 정부·여당과 정 후보 측을 공격했다. 토론 마무리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연금 문제와 관련해 여당 편을 들어준 셈이 됐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또 토론에서 서울시정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현안 보다는 노동과 급식 문제 등 소속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주제에 집중한 편이었다.
firstcircle@yna.co.kr,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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