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려 청계천 주변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14.5.17 psykims@yna.co.kr
보수단체는 "국론분열에 악용말라" 맞불 집회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설승은 이태수 기자 = 17일 서울 도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세월호 시민 촛불 원탁회의'는 이날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3만여명(경찰 추산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 집회를 열고 진상 규명과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주최측은 "마지막 실종자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면서 "세월호의 아픔을 나누고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정부의 책임을 묻고, 안전한 사회를 우리가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안내방송을 비유해 '가만히 있으라'는 침묵시위를 이끌어온 대학생 용혜인(25)씨는 발언을 통해 "이번 참사는 선장의 문제만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돈이 생명보다 더 중요한 사회이기에 일어났다"며 "말도 안 되는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제는 더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활동을 벌여온 인터넷 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 오혜란 대표는 "무능과 탐욕으로 일관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조작도 서슴지 않은 청해진 해운과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은 물론 대통령까지 누구도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진실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금까지 언론은 정부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쓰는 대신 유족의 말은 애써 외면했다. 대단히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이제는 숨죽이지 않고 일어나 언론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오후 8시 15분부터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하며 "아이들을 돌려달라", "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행진 도중 청와대 방향으로 향하려다가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청계광장 가득 메운 촛불
(서울=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려 청계천 주변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14.5.17 psykims@yna.co.kr
이에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LIG손보노조, 횃불연대 등 단체 소속 7천500여명은 오후 2시께부터 독립공원과 서울역, 청계광장, 파이낸스빌딩 등지에서 사전 집회를 열고 산발적으로 도심 행진을 한 뒤 촛불 집회에 합류했다.
보수단체들의 맞불 집회도 도심에서 열렸다.
경우회와 고엽제전우회,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 연합회 등 회원 5천명(경찰 추산 2천명)은 오후 5시 30분 청계광장 바로 맞은편인 동화면세점 앞에서 '세월호 참사 애도분위기 악용세력 규탄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비통한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불순세력들이 등장해 안타깝다"며 "참사를 국론분열에 악용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이 무슨 책임이 있느냐.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종북좌파 세력"이라며 "집회를 하려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숨어 있는 금수원 앞에서 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교통경찰 3개 중대와 여경 2개 중대 등 155개 중대 1만여명의 경찰관을 배치했다.
이날 경기 안산, 의정부, 대구, 창원, 김해, 거창, 제주, 광주, 강릉 등 전국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세월호 희생자 촛불 추모제와 추모 연주회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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