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새 대표로 문재인 후보가 선출됐다.
문 후보는 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 대표경선에서 45.30%의 득표율로 박지원(41.78%) 후보를 누르고 당 대표가 됐다.
80년대 운동권 대표로 나선 이인영 후보는 12.92%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8명의 후보 가운데 5명을 가리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주승용 정청래 전병헌 오영식 유승희 후보(득표순)가 선출됐다.
문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우리 당의 변화가 시작됐다. 총선 승리의 깃발이 올랐다"며 "동지 여러분은 변화를 선택했고, 저는 그 무거운 명령을 수행하겠다. 반드시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권을 향해 "민주주의, 서민경제, 계속 파탄낸다면 저는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민주주의와 서민경제를 지켜내겠다"며 "문재인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새정치연합은 새 지도부 구성과 함께 지난해 7·30 재보선 참패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퇴진 이후 불안하게 지속돼온 비대위 체제를 마감하고 당 쇄신 작업과 총선 준비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문 대표 개인적으로는 야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표는 전대 승리 소감문에서 "대통령에 당선돼 새로운 정치를 펴서 국민이 잘 사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게 소원"이라며 대권 도전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표는 당장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깊어질대로 깊어진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4·29 보궐선거 준비에 당력을 집중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문 대표는 "박지원 의원 등 당의 변화와 총선 승리 최전선에 계실 분들과 함께 우리 당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며 계파를 초월해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탈계파를 선언하며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섰지만, 더욱 강고해진 계파 갈등 구도 속에서 비노 비주류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결속하고 당의 노선을 놓고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출발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관계도 진보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청래 오영식 유승희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포진함에 따라 난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문 대표의 '전면전' 발언에 대해 "대표 취임 일성으로 한 말로 듣기에는 좀 유감스러운 말"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국정원 직원) 댓글 갖고 물러나라, 사퇴하라 해놓고, 그게 부족해서 또다시 새로운 3년의 전쟁을 하겠다니"라며 "정치를 전쟁으로 인식하는 게 듣기에 소망스럽지 못한 용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는 제1야당 대표가 선출됐음에도 논평을 내지 않는 등 반응을 자제했다.
한편 문 대표는 9일 새 지도부의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방문,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현충원 참배로 분열과 갈등을 끝내겠다"며 "저는 그 분들을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임 대통령으로 함께 모시고 함께 기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와 함께 헌법개정과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특위 구성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그는 "개헌 못지 않게 더 절실한 과제는 선거제도 개편"이라며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가 관철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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