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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으로 연간 5억원을 넘게 버는 초고액 자산가가 3천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 사람당 연평균 24억원의 소득을 올렸는데, 이 중 17억원(71%)이 이자·배당소득이었다.
금융소득이 연간 1억원을 초과하는 자산가는 모두 1만8천명으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저금리·저성장 여파와 과세를 피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진 탓에 작년에는 고액자산가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 금융소득 5억원 넘는 자산가, 연평균 24억원 번다
29일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자는 13만7천558명으로 이들의 금융소득은 27조9천924억원이었다.
2012년까지는 금융소득이 4천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됐지만 작년부터는 기준이 2천만원으로 낮아져 신고자가 지난해 5만5천730명에서 대폭 늘었다.
지난해 금융소득이 5억원을 초과하는 자산가는 3천106명으로 전체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의 2.3%였다.
이들은 이자소득 7천395억원, 배당소득 4조5천699억원 등 지난해 모두 5조3천94억원의 금융소득을 거뒀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자가 벌어들인 전체 금융소득의 42.2%다.
상위 2%가 전체 신고자의 이자·배당소득의 절반가량을 벌어들인 것이다.
이들의 1인당 연간 평균소득은 24억원이고, 금융소득은 17억1천만원이었다. 근로·사업·연금 등 금융외 소득이 전체 소득의 28.7%에 머물렀다.
금융소득이 3억원 초과∼5억원 이하인 신고자는 2천411명이었다. 한 사람당 연평균 소득은 7억1천만원, 금융소득은 3억8천만원이었다.
금융소득이 2억원 초과∼3억원 이하인 신고자는 3천62명, 1억원 초과∼2억원 이하는 9천440명이었다.
이로써 금융소득이 1억원을 넘는 자산가는 지난해 모두 1만8천19명에 달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의 절반가량은 서울 거주자였다. 서울 신고자가 6만1천221명으로 44.5%를 차지했다. 경기(2만9천595명), 인천(3천771명)까지 합하면 수도권 신고자가 전체의 68.9%에 달했다.
서울과 경기 다음으로는 부산(1만97명), 대구(6천54명), 경남(4천409명), 대전(3천30명)에서 신고자가 많았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적은 지역은 세종(169명), 제주(1천25명), 강원(1천752명), 전남(1천884명) 등이었다.
◇ 자산가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 대상자는 대체로 '자산가'라고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이자로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과표 기준인 연 2천만원을 벌려면, 금리가 연 3%라고 해도 6억7천만원 정도의 금융자산을 갖고ㅗ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자산가 사이에서도 격차가 상당하다.
금융소득이 2천만원 초과∼3천만원 이하인 신고자의 1인 연평균 소득(금융소득+금융외소득)은 8천900만원이었다. 금융소득 5억원 이상 자산가의 연평균 소득이 이들보다 27배나 많다.
1인당 연평균 소득을 과세 구간별로 따져보면 ▲ 3천만원 초과∼1억원 이하 1억8천400만원 ▲1억원 초과∼2억원 이하 3억2천500만원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4억8천400만원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7억1천100만원 등이다.
금융소득이 많을수록 전체 소득에서 이자·배당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돈이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금융소득이 5억원을 초과하는 신고자의 경우, 전체 소득의 71.3%가 금융소득이다.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신고자의 경우 전체 소득의 53.8%가 금융소득이었다.
전체 소득 대비 금융소득 비중은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50.0% ▲1억원 초과∼2억원 이하 42.3% ▲8천800만원 초과∼1억원 이하 36.2% 등으로 낮아졌다.
가장 낮은 과세 구간인 2천만원 초과∼3천만원 이하 자산가의 금융소득 비중은 27.0%였다.
◇ 금융소득 1억원 초과 자산가 4년 만에 줄어
금융소득이 1억원을 넘는 자산가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신고자는 2012년보다 238명(1.3%) 줄었다.
이자·배당으로만 1억원을 넘는 소득을 올린 자산가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 2천470명, 2009년 384명 줄었다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0년 928명, 2011년 694명, 2012년에는 723명이 늘었으나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소득이 4천만원 초과∼1억원 이하인 자산가는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모두 3만3천718명으로 2012년보다 2천924명(8.0%) 감소했다.
금융소득이 2천만원 초과∼4천만원 이하인 자산가는 2만4천877명이었다. 이들은 세법 개정으로 지난해 발생한 금융소득분부터 신고 대상이 2천만원 초과로 강화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종합과세 대상자가 됐다.
금융소득이 4천만원을 넘는 자산가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이유는 예금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진데다 주식시장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선욱 삼성증권 도곡지점장은 "작년 1월에 연 2.65%였던 은행권의 잔액기준 예금금리가 12월 2.19%로 떨어졌고, 상장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어 배당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원종훈 국민은행 WM사업부 팀장은 "자산을 국내주식형 펀드 등 비과세 상품, 절세형 상품이나 현물로 옮기면 금융소득으로 잡히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