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부터 특정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이를 임신한 여성은 나중 류머티즘 관절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은 류머티즘 관절염과 관계가 있는 HLA-DRB1 유전자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아이를 출산한 여성은 태아의 이 유전자 DNA가 출산 후에도 남아 류머티즘 관절염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HLA(인간백혈구항원) 유전자 중에서 류머티즘 관절염과 연관이 있는 HLA-DRB1 유전자를 지니거나 지니고 있는지 않은 여성과 그 자녀들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아버지로부터 이 유전자를 물려받은 자녀를 출산한 여성은 다른 여성에 비해 류머티즘 관절염 발생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여성이 지니고 있는 자체 유전자의 차이를 감안해도 이러한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연구를 주도한 기오바나 크루스 연구원은 밝혔다.
이는 자체의 류머티즘 관절염 위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도 같은 유전자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녀를 임신하면 류머티즘 관절염 위험이 추가로 높아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임신 중에는 태아의 세포에서 유리된 DNA(free fetal DNA)가 모체의 혈류로 유입돼 일부 여성의 경우 출산 후에도 수십년 동안 남아있을 수 있으나 이 유리 DNA는 모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중에 HLA-DRB1 유전자 DNA가 있으면 나중에 모체의 면역체계가 이를 외부물질로 인식, 공격함으로써 류머티즘 관절염이 유발될 수 있다고 크루스 연구원은 주장했다.
HLA 유전자들은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에 관여하며 자체세포와 외부침입 세포를 구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연구결과는 류머티즘 관절염의 발병률이 여성이 남성보다 무려 3배나 높은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가 신체의 관절이 있는 부위를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21일 열리는 미국인간유전학회(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