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 오른팔' 김개시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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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김보연.원미경.박선영.조윤희.김여진 등 거쳐온 배역 

장희빈.장녹수와는 다른 또다른 요부 

선조와 광해군 때 상궁

최근 '화정' '왕의 얼굴'로 잇달아 조명


"김상궁은 이름이 개시(介屎)로 나이가 차서도 용모가 피지 않았는데, 흉악하고 약았으며 계교가 많았다."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상궁 김개시에 대한 설명이다.

선조와 광해군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면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상궁 김개시가 최근 사극에서 잇달아 조명되고 있다.  

타이틀롤은 아니지만, 선조와 광해군을 소재로 한 사극이 잇달아 선보이면서 자연히 김개시도 비중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지난 2월 종영한 KBS 2TV '왕의 얼굴'과 현재 월화극 시청률 1위를 달리는 MBC TV '화정'에서 김개시는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궁궐 안 암투를 그린 사극에서는 흔히 장희빈이나 장녹수를 내세우기 마련이지만, 알고 보면 김개시도 이들 못지 않았다. 다만 후궁 신분이 아니라 상궁이었고, 실록의 기록처럼 미모가 빼어났던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드라마적 재미의 측면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지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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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지금껏 사극에서 그려온 김개시에는 많은 윤색이 가해졌던 게 사실이다. 특히 캐스팅에서 이영애를 비롯해, 원미경, 박선영, 조윤희 등 미모를 뽐내는 여배우들이 이 역할을 맡아온 점이 가장 '허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일각에서는 현재 '화정'의 김여진이 그리는 김개시 캐릭터가 역대 김개시 중 가장 사실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요부가 아닌, 정치적 모사꾼으로서의 김개시를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 선조와 광해군을 쥐락펴락했던 숨은 권력자 

김개시의 출신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개시'(介屎)라는 이름이 한글로 '개똥'임을 볼 때 그가 천민 출신임을 알 수 있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한다.

나인으로 궁궐에 들어온 김개시는 선조가 상궁으로 발탁하고, 광해군도 역시 상궁으로 옆에 두면서 두 왕으로부터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다.  

역사학자들은 김개시에 대해 "궁궐 내부의 정부를 왕에게 전달하면서 신임을 얻고 왕의 대외적 소통창구 역할을 한 인물", "왕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했던 전문 비서" 등으로 해석한다.

'화정'에서는 김개시와 병조판서 이이첨(정웅인 분)이 광해의 좌청룡 우백호 역할을 하는 모습이 조명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김개시와 이이첨이 공모해 선조를 독살하고 광해를 왕으로 옹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광해의 신임을 얻는 것으로 그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김개시와 이이첨을 비교한 다음과 같은 기록도 있다.

"그(김개시)의 지기(志氣)와 언론(言論)은 이이첨과 대략 서로 비슷하였으니, 항상 의분에 북받쳐 역적을 토벌하는 것으로 자임한 것이 비슷한 첫째이다. 그리고 상궁이 되어서도 호를 올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은 채 편의대로 출입하면서 밖으로 겸손을 보인 것과 이이첨이 항상 조정의 논의를 주도하면서도 전조의 장이나 영상의 자리에 거하지 아니하여 밖으로 염정(廉靜)을 보인 것이 비슷한 둘째이다. 뜻을 굽혀 중전을 섬기면서도 내면의 실지에 있어서는 헐뜯은 것과 이이첨이 저주하고 패역한 일들을 모두 스스로 했으면서 남에게 밀어 넘겨 도리어 토벌했다는 것으로 공을 내세운 것이 비슷한 셋째이다." 

궁녀들의 최고 목표는 왕의 승은을 입고 후궁이 되는 것이지만, 김개시는 행동의 제약이 많은 후궁을 목표로 삼는 대신 왕의 최측근 자리를 지키면서 어떤 고관대작 부럽지 않은 권력을 휘두른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평가한다.  

그는 선조의 승은을 입은 뒤 '가희'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광해가 보위에 오른 뒤에는 광해와 후궁들의 잠자리 순서를 정할 정도로 내밀한 권력을 휘둘렀다.

이이첨과는 추문이 돌았을 만큼 가까이 지내면서 모사도 꾸미고 매관매직도 하면서 숨은 권력자로서 자리매김한 까닭에 임금마저도 김개시를 마음대로 못했다는 해석이다.

그랬던 김개시는 인조반정 당일 처형을 당하고 만다.

◇ 이영애·원미경·박선영이 거쳐간 김개시  

사극에서 장희빈은 여배우들이 선망하는 대표적인 캐릭터 중 하나다. 미모와 권모술수로 숙종을 사로잡았던 장희빈의 드라마틱한 삶은 가장 최근의 김태희를 비롯해 김혜수, 김지미, 남정임, 이미숙, 전인화, 윤여정 등 당대 최고 미모를 자랑한 여배우들이 맡아왔다.

그런데 김개시도 뒤지지 않는다. 1995년 KBS '서궁'에서 이영애가 김개시를 연기한 것을 필두로, 김보연(MBC '서궁마마'), 원미경(MBC '조선왕조 500년 - 회천문'), 박선영(SBS '왕의 여자') 등 역시 한시대를 풍미한 미모의 여배우들이 김개시를 연기하며 장희빈, 장녹수와는 또다른 요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윤색이 많이 가해졌다.  

최근작 '왕의 얼굴'에서는 김개시를 뼈대 있는 사대부 집안 출신 재색을 겸비한 반듯한 여인 '김가희'로 설정하고, 어린시절 사가에 지내던 왕자 광해와 이미 마음을 나눈 인물로 그렸다.

또한 이후 선조에 의해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하자, 김가희는 집안의 복수에 나서 역모 세력들과 손잡고 여전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조윤희는 그런 김가희를 맡아 요부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김개시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왕의 얼굴' 속 김개시는 끝까지 청초한 매력을 간직한 채 권모술수와도 거리가 먼 비련의 여인으로 그려졌다.  

반면, '서궁'의 이영애는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눈웃음으로 무장하고 광해의 눈과 귀를 멀게 한 채 권력욕에 취한 김개시를 그렸다.  

'서궁'은 광해가 역모에 대한 고변이 수차례 구체적으로 있었음에도 반정 당일에도 김개시와 연회를 즐기고 있었던 것은 "역모는 없다"는 김개시의 거짓말을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묘사했다. 김개시는 이미 광해의 운이 다했다고 판단해 반정 세력과 내통하고 광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지만, 인조반정이 성공한 후 배신당해 참수되고 만다.

그런가 하면 '화정'의 김여진은 요부의 색기나 여성성은 싹 도려낸 채, 오로지 지략으로 광해를 보필하는 정치가로서의 김개시를 보여준다.  

드라마 속 김여진은 웃는 모습 한번 없이, 시종 찬바람이 날리는 표정이 없는 얼굴로 차분하면서도 주도면밀하게 광해의 오른팔로 행동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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