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연기 활동 23년째를 맞이한 배우 김희선(38)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무엇일까.
최근 종영한 MBC TV '앵그리맘'은 대표작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김희선의 연기 인생에 특별한 의미가 될 법한 작품이다.
김희선은 '앵그리맘'에서 고등학생 딸을 둔 엄마, 그 딸의 복수를 위해 딸과 같은 학교에 위장 입학한 엄마 조강자를 연기했다.
세월을 느낄 수 없는 미모의 김희선에 '엄마'라는 타이틀은 어색했지만, 역으로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불혹인 김희선이 교복에 도전한다는 점도 쉽게 드라마 성공을 점치기 어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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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적잖은 우려에도 김희선은 이번 드라마에서 자기 몫을 훌륭히 해냈다.
전작인 KBS 2TV 주말극 '참 좋은 시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활약이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희선은 "'배우 김희선 재발견' 이 이야기만 정말 20년째라니까요"라면서 투정 섞인 웃음부터 쏟아냈다.
"제가 ('미스터Q'로) 1998년 최연소 SBS 연기대상을 받았어요. 요즘 애들이 1990년대생이라 (그때를) 잘 몰라서 그래요."
김희선은 연출자인 최병길 PD로부터 "김희선 말고는 할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조강자 역을 제안받고서도 한 달 이상 망설였다. 고민에 고민이 이어졌다.
"다들 김희선이 어떻게 모성애 연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잖아요. 연예인은 아이는 다른 사람에게 맡긴 채 몸매 관리나 쇼핑이나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엄마 마음은 다 똑같아요."
정작 그의 가장 큰 두려움은 액션 연기에 있었다고.
"예전에는 제가 액션만 하려고 하면 누군가 와서 절 구해주곤 했어요. (웃음) 그런데 '앵그리맘'에서 조강자가 악에 받쳐서 딸을 위해 액션을 하는데, 사람들이 '왜 저래' 이러면서 웃으면 안 되잖아요."
고민 끝에 카메라 앞에 몸을 던진 김희선은 "남자 배우들이 다들 그렇게 액션 연기를 하는 이유를 이제 알았다"면서 "카메라 앵글을 아래쪽에서 잡고 효과음을 내니까 잘 싸우는 것처럼 나와서 아주 통쾌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