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규 '민우씨 오는 날' 메가폰

모바일 App 사용자에게는 실시간 전송!



"가볍고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했습니다. 작지만 큰 울림이 있었고 감독에 있어 영화란 무엇인가를 자문하게 만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국내 첫 블록버스터 영화인 '쉬리'(1998)를 비롯해 '태극기 휘날리며'(2004), '마이웨이'(2011) 등 대작을 주로 연출해 온 강제규 감독이 '작은 영화'로 3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28분 길이의 단편영화 '민우씨 오는 날'이다.

영화는 서서히 자신의 모든 것을 잊어 가면서도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며 60년 전에 헤어진 연인 '민우씨'(고수 분)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연희'(문채원 분)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강 감독은 2일 시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마 5년이 지나면 지금 남아 있는 이산가족들도 나이가 들어 돌아가시고, (이산가족 문제가)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배경을 설명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만들기 전에 여러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한국 전쟁에 참전한 남편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 평생을 믿고 살던 한 할머니가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에서 남편의 유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젊은 병사의 등에 업혀 산을 오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어요. 유품이 발견되는 장면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차용했지만 항상 그 할머니가 기억에 남아있었죠. 그 할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머리카락처럼 기억이 무섭게 뽑혀" 나가는 연희는 평양에 간 민우를 기다리며 매일 꽃다발을 사고 따뜻한 밥과 숭어국을 준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연희를 찾아온 사람들은 민우가 살아 있다며 민우를 만나러 평양에 갈 준비를 하라고 하고, 연희는 민우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의아해하며 평양으로 향한다.  

"단편영화를 다룬 것은 대학교 때 이후로는 처음"이라던 강 감독은 "이산가족 문제는 어떻게 보면 큰 상업 영화에서 다루기 어려운 소재라 이번 기회에 다루고 싶었다"면서 "일종의 프리퀄(원작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개념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우씨 오는 날'은 그에게 흥행 참패라는 쓴맛을 안긴 '마이웨이'의 홍콩 상영으로 연을 맺은 홍콩국제영화제가 제작을 지원해 만들어졌다.

아시아 지역의 감독 4명이 만드는 옴니버스 프로젝트 '뷰티풀 2014'의 일환으로, 제38회 홍콩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였다.  

문채원은 민우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릴까 두려워하는 연희 역을 맡아 청순한 매력을 뽐내며 한층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다. 손숙의 절절한 연기는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강 감독은 "기나긴 기다림, 고통 속에서 살아왔던 부모님 세대의 기나긴 고통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자리이길, 그분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는 작은 손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재개발을 앞둔 동네의 장수마트를 중심으로 똥고집의 까칠한 노인 성칠(박근형 분)이 금님(윤여정)을 만나고 벌어지는 따뜻한 가족애를 담은 영화 '장수상회'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목록으로
오늘 0 / 전체 254

센서블뉴스  서울특별시 중구 삼일대로 343, 9층     Tel : 010-4507-1006     E-mail: sensiblenews@naver.com
인터넷신문  등록 번호(발행일) : 서울, 아03069(2014.03.27)    사업자 번호 179-81-00931    통신판매업 신고 : 2019-서울종로-1516 
Copyright © (주)센서블뉴스 All rights reserved.     발행인·편집인 : 문성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성규     회사 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및 청소년보호정책 | 뉴스제보 |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