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고교처세왕'서 순진하고 어수룩한 계약직 여직원 정수영 역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안방극장에 모처럼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했다.
궁상맞기가 이를 데 없고, '진상'을 부리는 게 압권이며, 몽상에 사로잡혀 어처구니없는 짓도 불사한다.
야망을 위해 내달리는 악녀도, 안하무인 섹시한 재벌 2세(혹은 스타)도, 복수에 칼을 가는 마음씨 착한 피해자도 아니다. 그런 여주인공 일색이던 안방극장에 그야말로 '핼리 혜성' 같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 여성 캐릭터가 나온 것이다.
tvN 월화극 '고교처세왕'의 정수영.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이하나(32)가 작심하고 덤벼든 이 캐릭터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섬세하고, 능청맞으며 현실적이다. 그리고 안아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다.
173㎝의 모델급 미모를 자랑하는 이하나가 커다란 뿔테안경과 부스스한 머리로 변장을 하고, 매사 자신 없는 듯 구부정한 자세와 잠이 덜 깬 듯한 표정으로 표현해내는 계약직 2년차 사무직 여직원 정수영의 모습은 월화 밤 11시 지친 시청자들에게 '난데없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하나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지난 2009년 MBC '트리플' 이후 5년 만이다. 그 사이 영화 '페어러브'(2010)와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2012)에 출연했지만 흥행에 참패하면서 이하나는 하마터면 잊혀질 뻔도 했다.
하지만, 한때 '메리대구 공방전' '태양의 여자'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배우 이하나는 2014년 6월 '고교처세왕'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마치 어제도 연기했던 것처럼 화면을 장악하면서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고교처세왕'의 제작발표회에서 이하나는 "제 나이대 벌이도 있어야 하고 여자 연기자로서 때를 놓칠까봐 걱정도 했지만 선뜻 작품 선택을 못했다. 안하면 후회할 것 같은 작품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작품은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정수영은 대기업의 2년차 계약직 사무직원이다. 커피를 타고 복사를 하며 사무실 화분에 물을 주고 다른 직원의 온갖 잔심부름을 하는 게 그의 업무다.
그런데 '고교처세왕'은 이러한 무채색의 단순 계약직 정수영에 색다른 포인트를 줘 '이보다 멋질 수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지방 유원지에서 번지점프 장사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엄마와 떨어져 철부지 여고생 동생과 서울살이를 하는 정수영은 힘이 없다. 계약직이라 힘이 없고, 껑충한 키·바싹 마른 체형에 구부러진 자세로도 힘이 없다. 비전이 없어 보이는 것도 힘 빠지게 한다.
하지만 그는 사무실 이끼에도 정성껏 물을 주는 성실함의 소유자이고, 동료들의 일회용 컵 사용을 감독하는 절약정신을 지니고 있고, 사정이 생겨 외국으로 떠나는 딸의 공항 배웅을 못 나간 상사를 위해 몰래 공항을 다녀오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다.
이하나의 연기력은 이런 정수영 캐릭터를 능청맞도록 코믹하게 표현하고 있는 데서 발휘된다. 정수영은 소주에 강냉이를 먹고 고주망태 '진상'을 부리고, 선망의 대상인 회사 본부장이랑 사랑의 교감을 이뤘다는 엄청난 몽상에 빠져 되지도 않는 무모한 용기를 내는가 하면, 도무지 답이 없어 보이는 순진무구하고 어수룩한 표정을 지으며 매사 '당하고' 산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며 할머니처럼 궁상을 떨기도 하고, 눈치코치가 없어서 황당한 상황에도 자주 처한다.
이하나의 매력은 이러한 정수영의 모습을 코미디를 위한 코미디로 그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수영의 캐릭터가 현실에서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시청자가 바로 인정할 수 있게 사실적이고, 친근하며 살갑게 연기하고 있다. 그만큼 일상적인 연기가 살아있다.
미안하지만, 현실에서 정수영 같은 인물은 사랑받기가 어려운 게 사실. 그러나 드라마 속 정수영은 이하나를 통해 2차원이 아닌, 3차원으로 그려지면서 우리가 현실에서 놓치고 가는 부분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한다. 내 옆의 정수영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할 만큼.
'고교처세왕'은 서인국의 1인2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드라마는 이하나를 통해 지금 방송 중인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강한 생명력을 띠고 있다. 돌아온 이하나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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