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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침 핥아먹고 치약 1통 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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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구 국방장관>


<28사단 사건의 전말…작년말부터 후임병 고문·폭행>

이 일병부터 시작된 폭행·가혹행위, 윤 일병까지 이어져

물고문·잠 안재우기·집단구타…간부마저 윤 일병 폭행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선임병들의 집단구타로 지난 4월 숨진 윤모(21) 일병이 속한 경기도 연천 소재 28사단 예하 포병대대 의무반에선 작년 말부터 전입 신병들에 대한 고문과 폭행 등이 자행된 것으로 군(軍) 수사기관의 수사결과 드러났다.

작년 말부터 4개월 정도 폭행 및 가혹행위가 이어졌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간부마저 전입 신병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 작년 말부터 전입 신병 상대 가혹행위·폭행 = 군 검찰이 작성한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포병대대 의무반의 이모(26) 병장과 하모(23) 병장, 이모(21) 상병, 지모(21) 상병 등 4명은 상해치사와 공동폭행 및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의무반의 의무지원관인 유모(23) 하사도 윤 일병에 대한 폭행 및 폭행 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28사단 보통군사법원의 결심공판은 오는 5일로 예정돼 있다.

수사결과 이 부대 선임병들은 작년 12월부터 전입 신병을 대상으로 가혹행위와 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장을 보면 작년 12월 말 이 병장은 윤 일병이 전입해 오기 전 '막내'였던 이모(21) 일병에 대해 큰 소리를 못 낸다는 이유로 입에 치약을 짜 놓고 삼키게 하는 방법으로 치약 1통을 다 먹도록 했다. 작년 9월 입대한 이 일병은 그해 12월 이 부대에 배치됐다.

비슷한 시기 이 병장은 이 일병의 목소리가 작고 대답을 못한다는 이유로 침상에 누워 입을 벌리게 한 뒤 1.5ℓ 페트병에 담긴 물을 들이붓는 '물고문' 형태의 가혹행위도 했다.

하 병장도 올해 1월 이 일병이 동문서답을 했다는 이유로 이 일병의 뺨을 5회 때리는 폭행을 가했다.

◇ 윤 일병, 자대배치 첫날부터 매일 폭행·가혹행위 당해 = 올해 3월 3일 전입해온 윤 일병은 자대배치 첫날부터 거의 매일 폭행 및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2일 "이 일병에 대한 괴롭힘이 윤 일병의 전입 이후로는 윤 일병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윤 일병에 대한 선임병들의 폭행 및 가혹행위가 훨씬 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폭행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고참인 이 병장은 윤 일병에게 24차례에 걸쳐 폭행을 가하고 11차례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공소장에 기록돼 있다.

이 병장은 3월 초 윤 일병이 질문에 대답을 똑바로 못했다는 이유로 의무창고로 데리고 가 길이 1m짜리 마대자루로 4~5회 때렸다. 의무창고에 함께 있던 이 상병도 이 병장의 폭행으로 부러진 마대자루를 들고 윤 일병의 종아리를 때렸다.

이 병장은 같은 달 15일에는 윤 일병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윤 일병의 허벅지 측면을 무릎과 발뒤꿈치로 60회 폭행했고, 29일에는 윤 일병에게 2시간 반 동안 기마자세를 시키고 윤 일병이 다리를 저는 것을 알면서도 생활관을 4~5회 왕복해서 뛰도록 했다.

그는 이후에도 4차례 밤 10시 이후 윤 일병에게 기마자세를 시키고 자세가 흐트러지면 바로 잡도록 했으며, 기마자세가 끝나고는 다음날 아침까지 잠을 자지 못하게 했고, 하 병장과 지 상병은 윤 일병이 잠을 자지 못하게 감시했다.

이 병장은 생활관 바닥에 가래침을 뱉고 윤 일병에게 핥아먹도록 하거나 음식을 먹는 윤 일병의 얼굴을 때려 음식물이 바닥에 떨어지자 떨어진 음식물을 핥아먹도록 하는 가혹행위도 자행한 것으로 공소장에 기록돼 있다.

◇ 관리·감독 책임 부대 간부마저 윤 일병 폭행 = 병사 간에 폭행 및 가혹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 감독해야 할 간부마저 윤 일병을 폭행한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의무지원관으로 의무반 내 유일한 간부였던 유 하사는 3월 15일 윤 일병이 이 병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지 상병에게서 듣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3월 말 유 하사는 윤 일병이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이유로 윤 일병의 뺨을 2~3회 때렸고, 4월 4일에는 이 병장이 윤 일병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전기스탠드로 방탄 헬멧을 쓴 윤 일병의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선임병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이 일병도 4월 5일 이 병장으로부터 '맞선임(바로위 선임)인 네가 관리해라'고 질책을 받자 윤 일병의 가슴을 3회 때리기도 했다.

다만, 군 수사당국은 이 일병도 선임병의 폭행 및 가혹행위의 피해자이고 윤 일병에 대한 폭행이 상습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일병을 기소하지는 않았다.

◇ 윤 일병에게 수액주사 놓고 다시 폭행 = 윤 일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4월 6일 집단폭행 직전에는 이 병장이 가혹행위 이후 윤 일병에게 수액(링거) 주사를 놓아준 사실도 확인됐다.

수액 주사를 놓아주고 나서 당일 오후 4시7분께 의무반 생활관에서 냉동식품을 먹던 중 윤 일병이 음식을 쩝쩝거리고 먹는다는 등의 이유로 이 병장 등 선임병 4명이 폭행을 가했고 오후 4시33분께 윤 일병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 병장은 윤 일병이 오줌을 싸고 쓰러지려는 것을 보고 꾀병을 부린다며 발로 윤 일병을 폭행했고, 이 상병은 윤 일병의 정신이 오락가락해 물을 먹이려고 했으나 윤 일병이 먹지 못하자 머리를 3회 때렸다.

오후 4시40분께 윤 일병의 심장이 멈추자 선임병들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구급차를 불렀다.

윤 일병은 다음날인 4월 7일 오후 4시20분께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등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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