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북한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참여와 관련해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실무접촉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50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을 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실무접촉이 막판 석연찮게 결렬되면서 북한이 실제 350명의 선수단을 파견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만약 자비로 보내겠다면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입장에서는 전부 참가시켜야 하는 게 아시안게임의 관례다.
대한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역대 아시안게임에 파견한 최대 선수단 규모는 2002년 부산 대회때 선수와 임원을 합해 316명이다.
1998년 방콕 대회에 314명을 내보낸 북한은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199명을 출전시키려 했다.
그러나 기계체조가 이전 국제대회에서 선수 나이를 속인 것이 적발되면서 국제연맹의 징계를 받아 출전이 불발, 실제 참가 인원은 183명으로 기록됐다.
북한이 인천 아시아게임에서 모처럼 300명 넘는 '매머드급 선수단'을 출전시키겠다며 의욕을 보인 것이다.
북한이 제안한 350명이 모두 선수와 코치, 임원으로 채워진다면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이 꾸려지게 된다.
북한은 선수단 규모에 맞춰 응원단까지 역대 최대 인원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동 거리가 짧고 비슷한 기후의 인천에서 대규모 응원단의 힘까지 실어 최고 성적을 내겠다는 북한의 자신감과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북한은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5개와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종합 4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2개, 은메달 31개, 동메달 39개(종합 4위)로 깊은 인상을 남긴 적이 있지만, 베이징 대회 이후로는 한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서 금메달 7개로 종합 8위, 2002년 부산에서 금메달 9개로 9위를 기록해 조금씩 밀려나다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에서는 연달아 금메달 6개로 각각 16위, 1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선수단 규모에서 느껴지듯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북한 체육인의 입에서 "체육 열풍이 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체육 강국을 건설하겠다며 힘을 쏟아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 체육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의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는 등 하계올림픽에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런던올림픽에서 여러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역도를 비롯해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남자 체조와 여자축구, 여자유도 등에서 '북한 바람'이 인천에 불어닥칠 수 있다.
남자 레슬링에서도 충분히 메달을 따낼 만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탁구와 양궁, 사격 등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번외 경기인 마라톤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여자 마라톤에서도 젊은 '철각'들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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