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계 안동댐 30여년만에 발전 중단 위기…대청호도 뱃길 막혀
(전국종합=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장마 기간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이른바 '마른 장마'에 이어 잇따른 태풍까지 비껴가면서 경북 내륙지역을 비롯해 중부지방 곳곳에서 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작아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높다.
14일 k-water(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에 따르면 13일 현재 낙동강 수계 최대 규모의 다목적댐인 안동댐 저수율은 23.9%로 관측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 저수율(54.4%)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최근 15년간 같은 시점의 저수율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것이다.
이에따라 안동댐 수위도 댐 건설 후 평균 수위를 나타내는 예년의 146.9m, 지난해의 148.0m에 크게 못 미치는 134m에 머물러있다.
현재의 수위가 4m 낮은 130m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안동댐의 발전 기능도 중단된다.
1976년 준공된 안동댐은 1982년 7월에 한 차례 발전이 중단된 전례가 있지만 이후로는 단 한차례도 발전 중단 사태까지 간 적은 없었다.
이 같은 현상의 주 원인은 무엇보다 강우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들어 현재까지 안동댐 유역의 누적 강우량은 44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11㎜보다 크게 부족하다.
봄 가뭄에 이어 마른 장마까지 찾아온데다 해갈의 기쁨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태풍 할롱(11호)과 나크리(12호)가 예상외로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때문에 댐 저수율 하락은 안동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k-water는 현재 전국 다목적댐의 평균 저수율이 37.3%에 그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의 61%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 봄까지 안정적인 물 공급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K-water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홍수기 막바지로, 앞으로도 당분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뭄 상황이 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안동댐을 비롯해 중부지방 곳곳에서 물길이 끊어져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매일 3∼4차례 안동시 도산면 서부선착장과 동부선착장을 오가던 도선 1척을 비롯해 도선 3척이 올들어 차례로 운항을 중단했다.
안동댐 내에 운항하는 도선은 모두 6척이지만 이 가운데 절반이 수위 하락으로 뱃길이 끊어져 운항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홍연 안동임하호수운관리사무소장은 "수위가 올라가지 않으면 그나마 운항하는 3척 중에서도 운항 중단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청호와 높은 산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도 가뭄으로 호수의 수위가 내려앉으면서 바깥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교통수단인 뱃길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7가구 14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은 댐이 들어선 뒤 K-water에서 지원해준 2.5t짜리 철선을 이용해 호수를 넘나들면서 생활해왔다.
하지만 뱃길이 막히면서 평소 1.5㎞에 이르던 운항구간이 5분의 1로 줄었고 임시 접안시설을 이용해야하는 주민들은 뙤약볕을 받으며 1㎞ 넘는 호수 유역을 걸어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댐을 관리하는 k-water측은 현재로서는 별다른 묘수가 없어 충분한 비가 내릴 때까지 방류량을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안동댐의 경우 지난해 이맘때는 초당 평균 49t씩을 하천유지수로 방류했지만 12일과 13일에는 초당 평균 30t씩만 방류했다.
장민지 안동댐관리단 대리는 "현재로서는 비가 오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안동권관리단장도 "안동댐 수위는 현재 관심-주의-심각 가운데 주의로 넘어가는 단계로 이번 주말에 비교적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그나마 기대를 갖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는 16일 안동댐과 인근 임하호를 방문, 가뭄 현황을 보고받고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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