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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홍준표-안상수 동거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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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R&D센터 유치에 적극 공조…"갈등 요인 상존" 의견도

(창원=연합뉴스) 김영만 이정훈 기자 =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60) 경남지사와 안상수(68) 창원시장이 나란히 민선 100일을 맞고 있다.

두 사람은 당 대표 경선때나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6·4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사사건건 충돌한 전력이 있어 '악연'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두 전직 당 대표는 세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사안에 따라선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과시하며 단체장직을 수행해왔다.

같은 경남 출신이면서도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거칠게 맞붙었던 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고향을 찾아 나란히 경남지사 재선과 창원시장 도전에 성공하자 개인 성향으로 보나 업무를 놓고도 재격돌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두 사람은 15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해 내리 4선을 하며 당 대표까지 지낸 것은 물론 19대 총선 문턱을 넘지 못해 5선 도전이 좌절된 점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재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이로 보나 법조인 경력으로는 안 시장(사시 17회)이 홍 지사(사시 24회) 보다 훨씬 선배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당 대표 선거 당시 충돌은 물론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와 6·4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안 시장의 당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도 두 사람 관계는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선 이후 역대 창원시장과 도지사도 긴장관계를 유지해온 경우가 많았다.

경남도가 엄연히 상급기관임에도 수부도시 창원시 수장은 항상 '잠재적인 도전자'로 비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마산과 진해를 합쳐 인구 107만명의 광역시급 시세(市勢)를 자랑하는 창원시 시장은 경남지사에게는 여러모로 껄끄러운 상대다.

창원시장 역시 다른 시·군을 압도하는 인구, 경제력을 바탕으로 경남지사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시도해왔다. 

어쨌든 이런 배경을 갖고 출발한 두 사람은 6·4 선거 당 후보로 확정된 후 국회의원들 주선으로 표면상 화해를 했다. 

그리고 아직 임기초반이지만 두 사람은 대립보다는 협력이 필요할 때라는 점을 보여주는 분위기다. 

특히 두 사람은 무산 위기를 맞았던 대기업의 R&D센터 입지 문제를 놓고 힘을 모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LG전자와 투자 협약식에서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R&D센터가 차질없이 건립되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LG전자는 R&D센터를 다른 곳에 지으려 했으나 경남도, 창원시의 끈질긴 설득 끝에 마음을 돌렸다. 

경남도가 구원 투수로 나서 창원시를 도와 대기업을 붙잡는데 성공한 셈이다.

두 사람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 7월 있었던 경남도·창원시 간 인사교류에서도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았다. 

경남도청 소속 3급 공무원이 창원시 성산구청장으로, 창원시청 소속 4급 공무원이 경남도청 투자유치단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이 원만하게 이뤄졌다.

경남도와 시·군 간 인사 교류는 보통 같은 직급끼리 이뤄지는데 직급이 다른 공무원의 이동은 흔치 않은 예라고 양측은 설명했다.

경남도가 창원시 진해구 웅동 일원에 추진하는 글로벌 테마파크 조성사업의 경우 창원시·경남개발공사가 공동사업시행자인 웅동지구 복합관광레저단지 사업 부지와 겹쳐 혼선이 있었다. 

창원시는 일단 기본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이지만 도에서 역점적으로 벌이는 사업인 만큼 글로벌 테마파크 조성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불협화음도 없지는 않았다. 

창원 국가산업단지내 공장 부지 매각 방법을 둘러싸고 한때 견해차를 보이기도 했다. 

경남도는 규제개혁 관련 회의에서 창원산단 공장부지 분할매각 관련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기업인의 말을 듣고 이를 추진하려다 창원시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안 시장이 "공장 부지 분할 매각 허용은 창원시를 죽이려는 것"이라고까지 극언을 하며 강력히 반대하는 가운데 경남도는 "추진권한도 없고 무리하게 추진해 창원시와 충돌할 이유도 없다"며 곧바로 물러서 분할 매각 추진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홍 지사는 재선 도전을 앞두고 3선 도전은 하지 않는 대신 자신이 추진하는 장기사업을 중단없이 추진할 후임 도지사를 만들어놓고 나가겠다며 차기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비해 칠순을 바라보는 안 시장은 차기 관련 입장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바가 없고 아직 나올 시기도 아니다. 

그러나 차기 도지사 자리가 아니더라도 두 사람은 언제든 협조 무드를 뒤로 하고 다시 충돌하면서 불편한 관계로 돌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 '산전수전'을 다 겪은 중앙정치권 거물이 고향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다시 보일 경우 두 사람 모두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으리란 점에서 적정 수위의 긴장은 유지하면서도 지역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계속 보일 것이란 전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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