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3분기 영업손실 1조9천억

회사 역사상 최대 손실 기록 재차 경신 '어닝 쇼크' 

현대중공업이 조선과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 반영과 공정 지연 등으로 3분기에 2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내며 회사 역사상 최대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에 매출 12조4천40억원, 영업손실 1조9천346억원이 발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 같은 영업손실 액수는 회사 창립 사상 최대폭이다. 지난 2분기에 1조1천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현대중공업은 다시 1분기 만에 분기 최대 손실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해 누적 적자가 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조선 경기의 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수주 실적을 올리며 작년 3분기까지 흑자 행진을 이어가던 현대중공업은 작년 4분기에 87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올해 1분기 1천889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운 뒤 분기가 거듭될 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4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3분기 실적은 소폭 흑자 내지 많아야 천억원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한 증권가 예측을 훌쩍 뛰어넘어 시장을 충격에 빠뜨리는 수준이다.  

이처럼 손실 폭이 커진 이유는 조선 분야와 플랜트 분야의 공사손실충당금과 공정 지연에 따라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한 조선 부문에서는 반잠수식시추선, 5만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건조 경험이 부족한 특수선박, 난도 높은 사양의 선박에 대한 작업 일수 증가로 공사손실충당금 4천642억원을 포함해 1조1천459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플랜트부문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사우스와 슈퀘이크 등 대형 화력발전소 공사에서 공사손실충당금 5천922억원을 비롯해 7천79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발주처와 계약 변경을 통해 전분기(-3천74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한 103억원 적자로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예측 가능한 손실 요인을 모두 반영한 탓에 3분기에도 큰 폭의 영업손실이 났다"며 손실 요인의 선제적 반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신뢰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새로운 경영진 취임을 계기로 모든 분야에 걸쳐 강도높은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4분기에는 약 5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기록적인 2분기 적자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 8월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선임한 뒤 지난달 중순에는 현대중공업에서 경영관리, 영업 등을 두루 경험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새로운 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올드보이'를 잇따라 불러들이며 인적 쇄신을 통한 위기 돌파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임원을 30% 줄이고,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개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본부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사업 본부별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전략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계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해외지사와 법인을 수익성을 기준으로 조정하는 한편 전 사업부문에 걸쳐 공정점검과 원가절감을 통해 손익개선을 추진하고, 사장직속의 제도개선 전담팀을 설치해 젊은 직원의 희망을 경영에 적극 반영하는 등 조직 문화를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방침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