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맛집' 찾는 파워 블로거들

모바일 App 사용자에게는 실시간 전송!



저렴하고 맛있는 동네 식당 찾아 소개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비싸지 않고 정말 맛있는 식당을 찾아내 소개했는데 직접 다녀오신 분들이 함께 공감해 줄 때 기쁨이 가장 크죠."

광주, 아무 음식점이나 들어가면 모두 맛집일 것 같은 식당들이 수두룩한 도시. 그곳에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곳만을 찾는 사람들이 9월 어느 날 저녁 광주 북구 문흥동의 한 허름한 대폿집에 모였다. 

자영업을 하는 40대 아저씨, 30대 회사원, 20대 후반의 아가씨, 대학생, 주부와 전문직 의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공통 관심사는 오직 하나 '광주의 맛집'. 

하루 평균 1만여명의 네티즌이 다녀가는 블로거를 운영하기도 하는 이들이 말하는 맛집의 조건은 뭘까.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맛있다고 무조건 맛집은 아니다는 것. 물론 맛있어야 하지만 다음 3가지 사항이 그들이 내건 맛집의 조건이다.

메뉴 하나의 가격이 2만원을 넘지 않을 것, 음악이 나오지 않을 것, 식당 주인이 직접 요리를 할 것. 

맛집 탐색 경력만 10년이 넘는다는 박정구씨는 "너무 비싸면 맛집이라기보다는 유명 음식점일 뿐이죠. 그런 곳을 맛집이라고 소개하긴 힘들어요"라며 가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음악이 나오면 맛에 집중하기 어렵고 맛으로 승부하는 식당에서는 TV도 보기 어렵고 음악을 틀어주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오너쉐프', 즉 주인이 직접 요리를 해야 그만큼 자기 식당에 온 손님을 위해 더욱 정성을 기울이고 이것이 음식맛을 결정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광주 시내에 산재한 대폿집들이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어 맛집으로 추천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식사, 술안주를 함께 할 수 있고 맛있고 푸짐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가공하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같은 대폿집들이다. 

블로거들과 함께 광주 맛집을 탐방하는 정병오씨는 "처음엔 막연하게 대폿집에 대한 나쁜 선입견이 있었는데 함께 몇 곳을 다녀본 뒤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대학생 블로거 서민지씨는 "이런 곳이 대부분 허름해서 불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훨씬 깔끔하다"며 "이 식당도 알코올로 방바닥을 닦을 정도로 주인 아주머니의 성격이 엄청 깔끔하시다"고 전했다. 

알맞게 삶은 새꼬막이 나오자 최근 매스컴을 들썩였던 조미료 논쟁도 이들의 품평에 올랐다. 

맛집하면 으레 조미료를 아예 넣지 않은 곳을 최고로 칠 것 같지만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 고개를 저었다. 

하루 평균 방문자 1만명을 '찍는' 블로거 이꽃님씨는 "음식과 조리방법에 따라 조미료와 맞는 음식이 있고, 맞지 않는 음식이 있는데 무조건 조미료를 사용했으니 나쁘다고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미료 논쟁은 소위 음식칼럼니스트라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측면이 더 강하다고 보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소주 한잔을 곁들이자 맛집 블로거로 활동하는 이들의 애환도 나왔다.

떡볶이 맛집 발굴을 위해 시내 음식점 80곳을 찾아다니는 끈기, 노력, 정성을 쏟아 글을 올렸는데 다른 블로거들이 맛난 집만 쏙 빼내 베끼기한다는 것.

이씨는 "열심히 발품, 손품 팔아 식당을 발굴해 놓으면 어느새 같은 장소에 대한 글들이 딴 블로그에 올라온다"며 "부끄러운지 모르는 따라쟁이 블로거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없는 광주의 음식문화에 대한 아쉬움도 내보였다.

한 블로거는 "다른 지역에 없는 광주만의 음식을 개발하는 모습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대표 음식으로 육전이 있긴 하지만 좀 더 다양한 광주 음식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임을 마치고 헤어지면서 이들은 '처음 가는 식당에서 음식 선택 실패율을 줄이는 법' 한가지를 소개했다. 

"그 식당에서 가장 잘하는 음식은 통상 메뉴판의 맨 위 왼쪽에 써 놓는데 그것을 고르면 실패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광주 맛집을 더욱 사랑해 달라는 당부도 함께 전했다. 








목록으로
오늘 0 / 전체 72

센서블뉴스  서울특별시 중구 삼일대로 343, 9층     Tel : 010-4507-1006     E-mail: sensiblenews@naver.com
인터넷신문  등록 번호(발행일) : 서울, 아03069(2014.03.27)    사업자 번호 179-81-00931    통신판매업 신고 : 2019-서울종로-1516 
Copyright © (주)센서블뉴스 All rights reserved.     발행인·편집인 : 문성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성규     회사 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및 청소년보호정책 | 뉴스제보 |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