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국인 어울리는 보령머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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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참여 대표 축제…지난해에만 24만여명 참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획위원 = 말 그대로 난장판이자 아수라장이다. 겉옷을 훌렁 벗어 던진 채 갯벌 진흙탕으로 풍덩 뛰어든 참가자들은 잃어버린 태초의 낙원을 다시 만나기라도 한 듯 신바람이 나 있다. 온몸에 진흙을 바르는 것도 모라자 서로에게 흙탕물을 마구 끼얹으며 장난기 가득한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

보령머드축제가 펼쳐지는 충남 보령의 대천해수욕장 머드광장은 연일 몰려드는 내외국인 참가자들로 그 열기가 쏟아지는 땡볕처럼 뜨겁다. 올해로 17회째. 그다지 길지 않은 역사임에도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축제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특히 외국인 참여율이 무척 높아 더욱 눈길을 끈다.

'세계인과 함께하는 신나는 머드체험'을 주제로 지난 18일 개막한 올해 축제는 체험행사와 전시행사 등 모두 60개 프로그램으로 다채롭게 짜였다. 27일까지 열흘간 계속되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진흙을 뒤집어쓰며 원시적 자유와 낭만을 만끽하는 머드체험행사들. 진흙을 온몸에 바른 채 머드탕과 머드슈퍼슬라이드 등을 맘껏 즐긴다.

개막식에서 선보인 환상적 '불꽃판타지쇼'와 20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공군 특수비행전대의 '블랙이글스 에어쇼'와 마찬가지로 27일 열리는 '7080콘서트'를 비롯한 남은 프로그램들도 참가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머드축제사진전, 글로벌축제 국제교류워크숍, 머드피부미용경진대회, 컬러머드 보디페인팅 등도 눈길을 끌고 있다.

보령머드축제는 외국인들이 가장 부담없이, 그리고 활발하게 참가하는 국내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수십만 명의 외국인들이 이 '진흙의 향연'에 몸을 던져 축제의 기본성격인 '난장'의 즐거움을 한껏 창출해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17만 명의 관람객 중 외국인은 무려 24만여 명에 달했다. 올해는 22일 현재 15만8천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머드축제

관심사 중 하나는 외국인 참가자 기록이 올해도 경신될 것인가 하는 것. 외국인들은 인종, 국적, 언어, 남녀, 미추를 떠나 진흙탕 축제현장에서 한 덩어리가 됨으로써 일상 속 민간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미국인 참가자 파스켈 스텀펠스 씨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해보지 못한 짜릿한 경험이다. 정말 즐겁다"며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머드축제가 이처럼 내외국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비결은 과연 뭘까? 무엇보다 흙이 갖는 원초적 친근감이 가장 큰 강점으로 보인다. 진흙을 모태 삼아 고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처럼, 하느님이 흙으로 인간을 빚어 창조했다는 성경의 내용처럼 그 근원적 그리움과 간절함은 동서고금을 초월한다. 생명의 시원을 향한 무의식적 귀소본능이 참여향유형의 축제를 통해 일깨워지고 기쁨으로 승화·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정강환 배제대 교수(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 회장)는 축제의 성공비결로 '공유와 일탈 효과'를 꼽는다. 규격화와 수동성의 한계를 얼른 넘지 못하는 여타 축제들과 달리 머드축제는 참가자 모두가 주인이 돼 맘껏 소리치며 한데 어울리게 하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 머드가 지닌 화장 효과도 여성들의 사랑을 아낌없이 받는 이유다.

보령머드축제는 한국판 스페인토마토축제다. 토마토축제인 '토마티나'는 스페인 발렌시아의 도시 부뇰에서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에 추수감사절로 열리며 참가자들이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에게 집어던지고 토마토탕을 즐긴다. 특성화에 성공한 보령머드축제와 영락없는 닮음꼴 축제다.

머드축제와 토마토축제는 지난해에 축제교류협약식을 체결하고 상호교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머드축제에서 토마토축제 체험의 날 행사가 부뇰시 부시장 등 스페인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개최됐다. 내달 토마토축제 때에는 보령머드축제 체험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보령머드축제는 국내의 성공을 발판 삼아 세계적 유명축제로도 성큼 한 걸음 더 내디딜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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