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자동차사, 판매 씽씽.기부 찔끔

작년 독일 3개 브랜드, 판매 차량 1대당 기부금 약 2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국내에 등록된 수입승용차가 100만대를 넘어선 가운데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약 6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는 독일 자동차 3사가 국내에서 집행하는 기부금은 미약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작년 BMW, 벤츠, 아우디·폴크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3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가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 총액은 23억2천500만원(평균 기부금 7억7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작년에 국내 시장에 판매한 자동차 대수가 10만3천566대(1대당 평균 판매가 6천300만원)임을 고려하면 차량 1대당 약 2만2천500원 꼴로 기부금을 낸 셈이다.  

3사 가운데에서는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브랜드를 총괄하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차량 1대당 기부금이 가장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작년 국내에서 4만5천700대(차량 1대당 평균 판매가 5천243만원)를 판매했지만 기부금은 약 2억원에 그쳤다.

차량당 기부금은 약 4천400원으로, 이는 20011년 2천200원, 2012년 3천원보다는 다소 높아진 수준이다.  

작년 평균 차량가가 7천370만원으로 독일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높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12년 2만2천원이던 대당 기부금이 작년에는 1만8천200원으로 줄었다. 

벤츠코리아의 국내 판매량은 2011년 1만9천500대에서 작년 2만4천800대로 크게 늘었으나 작년에 집행한 기부금은 4억5천100만원에 그쳐 차량 1대당 기부금이 오히려 후퇴했다.  

작년에 한국 시장에서 3만3천66대(차량 1대당 평균 판매가 6천948만원)를 팔아 한국 진출 사상 최초로 3만대 고지를 돌파한 BMW코리아의 경우 작년 기부금으로 독일 자동차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16억7천300만원을 썼다.

다른 두 업체에 비해서는 월등히 많은 액수이지만 대당 기부금은 2012년 6만9천원에서 5만600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우 현대자동차[005380]는 작년 기부금으로 약 567억원, 기아자동차[000270]는 약 251억원을 집행했다. 

차량 1대당 기부금은 현대차가 약 8만8천원, 기아차가 약 5만5천원이며 르노삼성차 등 나머지 업체는 기부금이 극히 미미하거나 아예 감사보고서에 기부금 항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3사는 고가의 차량을 팔면서 기부금은 인색하게 집행하면서도 광고선전비는 눈에 띄게 늘리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이들의 광고선전비는 2011년 939억원에서 2013년 1천267억원으로 3년 새 약 35% 늘었다.  

작년 기준으로 차량 1대당 평균 광고선전비가 1대당 기부금의 약 54배인 122만4천원에 이른 셈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점유율이 늘며 성장세가 높은 주요 수입차 업체에 대한 고객과 사회의 기대치도 커지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국내에서 얻는 수익에 걸맞은 기부활동, 사회공헌 활동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독일 자동차 3사는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해 최근에는 국내에서 나름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 자동차학과 학생을 상대로 기술을 가르치는 산학협동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유소년 축구대회 '폭스바겐 주니어 마스터즈 코리아'를 개최해 차세대 축구 꿈나무를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지원, 소아암 어린이 환자 지원 등에 기부금을 집행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최근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대학생 산학협동 등을 새로운 국내 사회공헌 사업으로 확정했다. 

BMW코리아는 2011년 7월 BMW 코리아 미래재단을 공식 출범,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주축으로 환경보호, 문화예술 공연 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미래재단을 매개로 사회에 공헌하고 있는 액수도 연간 약 20억원에 달한다"며 "작년에 순수 기부금에 더해 미래재단을 통해 집행한 것까지 따지만 사실상 기부금을 36억여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