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도심에서 17일 벌어진 '폭탄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19명으로 증가하고 부상자가 120여 명으로 늘었다.
18일 현지 언론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콕 도심 관광 명소인 에라완 사원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폭발로 인한 사망자는 19명, 부상자는 120여 명으로 집계됐다.
솜욧 품품무엉 경찰청장은 힌두 사원인 에라완 사원 근처 의자에 설치된 TNT 3㎏의 사제 폭발물이 터졌으며, 이 폭탄의 파괴력이 반경 100m에 미쳤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에는 중국인 2명, 필리핀인 1명 등 외국인 3명이 포함됐으나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부상자가 있는지 현장 근처 병원, 현지 경찰 등을 상대로 계속 확인하고 있다.
이번 폭탄 공격은 방콕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누가 이번 공격을 가했는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태국은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독립 및 분리를 요구하는 남부 지역에서 매일같이 소규모 테러가 발생하고 있으나, 방콕에서 이슬람 테러가 발생하는 것은 드물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 등 정치 불안이 잦아 방콕 도심에서 과거 폭탄 테러가 적지 않게 일어났다.
태국은 지난해 상반기에 약 반년 동안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당시 육군 사령관이었던 프라윳 현 총리가 같은 해 5월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부를 몰아내고 집권했다.
당시 시위 기간에 방콕 시내 곳곳에서 소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며, 올해 2월에도 중심가 대형 쇼핑몰 근처에서 폭탄 2개가 터졌다.
이번 폭탄 폭발은 지난해 쿠데타 후 처음으로 발생한 대규모 공격에 해당한다.
에라완 사원이 위치한 라차프라송 교차로 일대는 정치적 시위가 자주 발생했던 곳으로, 지난 2010년에는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이른바 '레드셔츠' 시위대가 장기간 시위를 벌였으며, 이를 진압하던 과정에서 90여 명이 숨졌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이번 폭탄 공격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미국은 이번 폭발이 이슬람 단체의 테러인지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라윗 왕수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이번 공격은 태국의 이미지에 손상을 가해 관광 산업 등 경제에 타격을 가하려는 자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태국 정부는 방콕 시내 주요 지점과 관광지 등에 경비를 강화했으며, 국민에게 혼란에 빠지지 말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대사관은 대사관 홈페이지와 교민 전화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이번 사건을 공지하고, 2차 폭탄 테러 소문이 나돌고 있는 만큼 수쿰빗, 실롬, 통로 등 테러위험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의 방문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