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비료 늘리고, 햇빛 반사시켜 생육 촉진 안간힘
복숭아는 수급 불균형 예상, 햇대추 구경은 힘들 듯
(전국종합=연합뉴스) 충북 보은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이광희(55)씨는 며칠 전 2천여㎡의 사과밭에 은박메트를 깔았다
햇빛의 반사율을 높여 사과 생육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그가 농사짓는 사과는 30%가량이 '추석사과'라고 불리는 홍로다.
보통 9월 초부터 수확되는데, 올해는 이른 추석에 맞춰 1주일 이상 출하를 앞당겨야 한다.
이씨는 "조생종인 홍로의 경우 통상 추석을 넘기면 값이 반토막 난다"며 "농민들이 추석 대목 잡는데 사활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8년만에 가장 이른 추석을 앞두고 전국의 과수농가마다 출하시기 조절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농협과 농민들에 따르면 한여름 더위가 가시기도 전 추석이 다가오면서 농민들이 하루라도 일찍 사과, 배 등을 따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과 주산지인 경북에서는 일부 농가가 선홍과 홍로 수확을 시작한 상태다.
이들 품종은 보통 8월 말부터 수확하는 데, 올해는 포근한 날씨 덕에 개화가 1주일 이상 앞당겨졌고, 일조량도 풍부해 일찌감치 수확이 시작됐다.
조생종 사과는 달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지만, 저장기간이 짧아 추석이 지나면 소비가 급감하기 일쑤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추석 대목을 놓치지 않으려고 칼슘비료 사용을 늘리고, 바닥에 은막메트를 까는 등 인위적인 생육촉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문경서 사과를 재배하는 엄하진(68)씨는 "추석에 '농사달력'을 맞춰 놔서 명절 물량을 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상품성을 높이려면 하루라도 더 수확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배의 20%를 공급하는 전남 나주와 영암지역에서는 배 수확을 앞당기기 위해 상당수의 농가에서 성장촉진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촉진제를 쓰면 수확이 열흘 이상 앞당겨지지만, 맛은 물론 저장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 배의 절반가량이 추석을 전후해 유통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농민 입장에서는 유혹을 떨치기 힘든 상황이다.
농민들은 "예년의 경우 전체 배의 30% 정도만 성장촉진제를 사용했는데, 올해는 80∼90%가 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나주 영산포농협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큰 태풍이 없었고, 기상여건도 좋아 토양관리만 잘해도 출하시기를 열흘 이상 앞당길 수 있다"며 성장촉진제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경기도 이천 특산물인 '햇사레복숭아'는 고른 날씨 덕택에 수확이 1주일 정도 앞당겨졌고, 생산량도 20% 이상 늘었다.
그러나 조생종은 이미 수확됐고, 중만생종은 9월 중순 이후에나 수확이 가능해 추석을 앞둔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천 햇사레농산물유통센터의 허환 상무는 "복숭아는 수확을 미루면 과육이 물러터져 사과, 배처럼 출하시기 조정이 힘들다"며 "추석이 예년보다 보름 이상 일찍 오면서 선물용 복숭아는 수급불균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국 대추 유통량의 12%를 공급하는 충북 보은의 대추농가들은 올해 제수용 햇대추 공급을 포기한 상태다.
이 지역에서는 한해 대추 수확량의 5%가량이 추석 제수용으로 출하됐지만, 올해는 맛이 덜 들어 수확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은황토대추연합회의 구지회(52) 사무총장은 "한살림협동조합으로부터 제수용 생대추 공급을 의뢰받았지만, 아직 단맛이 돌지 않아 수확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이달 말께 일부 물량만 납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 등 일부지역의 경우 지난 봄 늦서리 피해에 이어 최근 가뭄까지 겹치면서 사과 배 등 과일 작황이 예전만 못한 상태다.
그러나 농협은 올해 사과, 배 등의 개화가 빨랐고, 농민들도 출하를 서두르고 있어 추석 과일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북농협의 한 관계자는 "배는 전국 생산 예상량(27만t)의 30%인 8만t이, 사과는 8천t이 추석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석 대목의 사과, 배 수요는 전국적으로 5만∼5만5천t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물량부족 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형일 강창구 이해용 손대성 김동철 박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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