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역 4년 만에 수도권 상륙…방역당국 '초비상'
돼지사육 전국 2위…4년 전 경기 휩쓴 뒤 전국 확산
당국 "백신 효과로 당시처럼 급속 확산하지 않을 것"
경기도 이천지역 돼지 농장의 구제역 확진 판정으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4년 만에 수도권 방역망이 뚫린데다 가축과 축산 관련 차량 이동이 잦은 특성상 급속도로 확산해 축산업계가 초토화된 악몽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청정국 지위를 포기하고 구제역 예방 백신 접종 제도까지 도입할 정도였다.
방역당국은 백신 효과로 구제역이 4년 전처럼 급속도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차단을 위해 발생 농가 주변으로 겹겹이 이동제한 초소를 설치하고 24시간 가축방역대책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2010년 12월 초 경북 안동발 구제역은 경기지역에 상륙, 양주·연천지역 농장을 우선 감염시켰다.
같은해 1월 발생했던 구제역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이었다.
특히 돼지 농가의 구제역 확산 속도가 빨랐다. 다른 동물보다 확산 속도가 100~3천 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한 달여 만에 경기지역 18개 시·군으로 확산했다.
이 때문에 경기지역에서만 소와 돼지 등 우제류 사육 농가 2천352곳에서 173만2천32마리를 도살 처분했다.

4년전 악몽 재연, 경기도 이천 구제역 발생
구제역은 경기지역을 휩쓴 뒤 전국으로 확산했다.
전국 11개 시·도 농가 6천241곳에서 348만 마리를 매몰하는 등 축산업계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폭격을 당했다.
이번 구제역도 돼지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이천시 장호원읍내 구제역 발생 농장 역시 돼지를 키운다.
경기지역 돼지 사육두수는 총 200만 마리다. 전국 950만 마리의 21.1%를 차지, 충남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방역당국이 긴장하는 이유다.
더욱이 경기지역 돼지는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형성률이 평균 44.8%에 불과하다. 소 92.8%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방역당국은 이천 구제역 발생농가로부터 반경 3㎞ 안에 있는 가축 농장의 이동을 긴급 제한했다.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에 준하는 조치다.
이와 함께 이천과 접한 경기 광주시를 긴급 백신 접종 대상지역에 추가했다.
성남 모란시장 AI 유입경로 파악에 '안간힘'
성남 모란시장에서 고병원성(H5N8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된지 닷새가 됐지만 바이러스 유입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30일 경기도와 성남시 등에 따르면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모란시장 닭 판매업소에 가금류를 출하한 인천 강화군 양계농장이 의심돼 해당 농장의 닭을 간이·육안 검사했지만 AI '음성'으로 나왔다.
도와 시 축산당국은 그러나 간이·육안검사 결과만으로 해당 농장의 AI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단정지을 수 없다고 판단,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강화 농장 닭 120마리의 혈액과 분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H5N8형' AI 바이러스는 혈액검사 등에서 '양성' 반응이 바로 나온다.
AI 감염 닭이 발견된 모란시장 닭 판매업소는 파주 양계농장에서도 오골계를 공급받았으나 이 농장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도 축산당국은 "AI가 발견된 모란시장 가금류 판매업소는 강화와 파주 농장 2곳에서 닭을 출하받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뿐만 아니라 모란시장 주변 계류장의 오염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역학조사를 벌여 유입경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