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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양, 박태환에게 깜짝 생일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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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박태환(25·인천시청)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일정을 모두 마친 날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하루 먼저 생일 축하를 받았다. 깜작 생일 선물을 준비한 것은 다름 아닌 맞수 쑨양(23·중국)이었다.

아시아 수영의 영웅 박태환과 쑨양은 레이스가 끝나자 그렇게 맞수에서 친구로 다시 돌아왔다.  

박태환은 26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혼계영 400m 경기로 이번 대회 일정을 끝냈다.  

혼계영 400m 시상식을 마치고 메달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을 때 쑨양이 케이크를 든 행사 진행요원과 함께 나타났다. 

장내 아나운서는 하루 뒤인 27일이 박태환의 생일이고, 쑨양이 이를 축하하려고 케이크를 준비했다고 안내했다.  

혼계영 400m에는 출전하지 않은 쑨양은 본부석 쪽에서 박태환의 세리머리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쑨양은 박태환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직접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우리나라 선수단 관계자 말로는 쑨양이 먼저 박태환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애초 쑨양은 박태환과의 이번 대회 마지막 대결인 자유형 1,500m 경기가 끝나고 케이크를 전달하며 축하 인사를 건넬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태환이 자유형 1,500m에 이어 혼계영 400m에도 출전해야 했던 터라 조금 더 기다린 끝에 결국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쑨양은 응원을 위해 한국을 찾은 어머니에게 케이크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크에는 '태환아, 생일 축하해'라는 한글 인사가 적혔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박태환은 환하게 웃으며 쑨양과 포옹했다. 쑨양은 생일 축하 카드도 전달하고는 사진 기자들을 위해 함께 포즈도 취했다.

그러더니 케이크의 생크림을 손에 찍어 박태환의 얼굴에 묻히는 등 장난도 쳤다.

둘의 얼굴에는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박태환과 쑨양은 자국은 물론 아시아 수영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대들보들이다. 

박태환은 수영 불모지 한국에 2회 연속 2개씩의 올림픽 메달을 안겼고, 쑨양은 2012년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우승하며 중국 남자 수영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태환은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를 수확하며 한국 선수 중 아시안게임 통산 최다 메달 신기록(20개)을 세웠다.

쑨양은 자유형 400m와 계영 400m에 이어 자유형 1,500m 우승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물속에서는 만날 때마다 한 치 양보 없는 명승부를 펼치며 경쟁해왔지만 물 밖의 박태환과 쑨양은 한 시대를 살며 함께 아시아 수영사를 새로 써온 동반자였다.

박태환과 다시 한번 악수를 한 쑨양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띤 채 종종걸음으로 선수 탈의실로 향했다. 

생일 축하 카드를 가슴에 품은 박태환은 환호하는 관중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혼계영 400m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장으로 향했다.

박태환은 "쑨양이 케이크를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시합장에서 이런 추억이 처음인데 쑨양이 추억을 만들어줘서 기쁘다"고 얘기했다.

그는 "카드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읽을 생각"이라며 "중국·일본 선수들의 축하 속에서 생일을 보낼 수 있어 기분이 좋고, 쑨양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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