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중국에 3-2 진땀승

(서울=센서블뉴스) 한국축구가 '공한증(한국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를 펼쳤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중국을 3-2로 꺾었다.  3-0 완승으로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잠깐의 방심으로 2실점을 했다.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다음은 대한축구협회의 관전평>

슈틸리케호가 월드컵 최종예선의 첫 단추를 승리로 꿰어냈다. 51,238명의 관중 앞에서 열띤 경기를 펼쳤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1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중국을 3-2로 이겼다. 3-0 완승으로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잠깐의 흐트러짐으로 실점을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으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낙점했다. A매치 데뷔전이 기대됐던 황희찬(잘츠부르크)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2선에는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이 섰다. 중원은 한국영(카타르SC)과 기성용(스완지시티)가 지켰다.

포백으로는 오재석(감바오사카), 김기희(상하이선화), 홍정호(장쑤쑤닝), 장현수(광저우R&F)가 출전했다. 오재석은 A매치 첫 출전이다. 슈틸리케 감독으 풀백 자원 부족으로 고민을 거듭해왔다. 결국 본래 오른쪽 풀백이 주포지션인 오재석을 왼쪽에, 멀티플레이어인 장현수를 오른쪽에 세웠다. 오재석은 최근 소속팀에서 왼쪽 풀백으로 나서고 있다. 골키퍼는 정성룡(가와사키프론탈레)이 맡았다.

중국은 예상대로 수비에 집중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런항(장쑤쑤닝), 리쉐펑, 정즈, 펑샤오팅, 장린펑(이상 광저우에버그란데)이 파이브백으로 한국의 공격을 막아섰다. 좌우 윙백의 공격 가담은 역습의 주된 패턴이었다. 허리에는 황보원(광저우에버그란데), 우시(장쑤쑤닝)가 섰고, 공격은 위하이, 우레이(이상 상하이상강), 쑨커(장쑤쑤닝)가 맡았다.

한국은 전반 4분 기성용의 프리킥, 5분 이청용의 코너킥에 이은 손흥민의 슈팅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원톱 지동원이 전방에서 수비수를 끌고 다니는 동안 양쪽에서 손흥민과 이청용이 빠른 발을 활용해 공격에 나섰다. 체격 조건이 좋은 지동원은 역시 좋은 체격을 지닌 중국 수비수들을 견제하기에 충분했다. 중국은 몸을 사리지 않는 거친 플레이로 한국의 공격에 맞섰다.

전반 20분 터진 선제골은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기용이 정확히 효과를 발휘한 결과였다. 공수를 쉼 없이 오가던 오재석이 전반 19분 오버래핑하던 중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꼭짓점 부근에서 장린펑으로부터 프리킥을 얻어낸 것이다. 손흥민이 찬 프리킥은 정즈의 오른발을 맞고 골로 연결됐는데, 지동원이 적극적으로 경합을 펼쳐 자책골을 유도해냈다. 남측 관중석을 가득 메운 중국 관중은 눈 앞에서 베테랑 정즈의 자책골을 봐야만 했다.

빠른 선제골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방심은 일렀다. 중국 역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우레이는 장기인 스피드를 적극 활용해 때때로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우레이는 올 시즌 슈퍼리그에서 23경기 13골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우레이는 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빠른 발로 돌파한 뒤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홍정호가 끝까지 달려가 막아냈다. 전반 막바지로 갈수록 중국의 공격은 더욱 힘을 냈고, 전반 40분에는 장현수의 패스미스로 인해 우레이가 슈팅 기회를 잡기도 했다.

후반전 들어 중국은 컨디션 난조로 출전이 불가능할 것이라 알려졌던 하오준민(산둥루넝)을 우시 대신 투입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중국은 전반 초반 공격적으로 몰아붙였다. 후반 5분 우레이의 슈팅은 골대를 넘겼다. 중국 관중들의 ‘중궈짜요’ 함성이 커졌다.

짧은 시간 동안 경기 주도권을 내줬던 한국은 후반 시작 10분이 지나면서 조금씩 제 페이스를 찾아갔다. 후반 10분 손흥민이 수비라인을 뚫고 좋은 슈팅 기회를 얻었지만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추가골은 후반 17분 터졌다. 지동원이 왼쪽으로 돌파한 뒤 올린 크로스를 이청용이 머리로 받아 꽂아 넣었다. 3분 뒤에는 또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졌다. 손흥민이 왼쪽 돌파 후 골라인 근처에서 가까스로 올린 크로스를 지동원이 힐킥으로 연결했고, 이를 구자철이 골문 오른쪽에서 밀어 넣었다. 순식간에 세 골 차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하지만 분위기는 10분 만에 또 다시 뒤집혔다. 후반 28분과 31분 중국에 연속 실점한 것이다. 위하이가 오재석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왼발슛으로 첫 만회골을 넣었고, 3분 뒤 하오준민이 프리킥으로 골을 만들었다. 급격히 흔들린 한국 수비는 곧 이어서도 치명적일 뻔한 동점골 위기를 맞았지만 정성룡이 선방해냈다. 

슈킬리테 감독은 구자철을 빼고 황희찬을, 이청용을 빼고 이재성(전북현대)를 투입해 지친 한국에 힘을 불어넣었다. 추가시간에는 손흥민을 빼고 정우영(충칭리판)을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에도 중국에 몇 차례 공격 기회를 내주기도 했지만, 다행히 더 이상의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