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주중대사는 18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 10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실제적인 '도발 강행' 쪽에 무게를 실었다.
김 대사는 이날 베이징(北京)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나 추가 핵실험 행보 등과 관련, 아직은 중국이나 미국, 한국 모두 확실한 도발 징후는 포착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동창리 미사일 발사 기지, 풍계리 핵실험장 등에서는 특이동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북한의 관련 발언은) 발사·실험 결심을 한 상태에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일 수도 있고, (외부) 반응을 살피는 것일 수도 있으며, 말로만 (발사·실험 가능성을) 띄운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세 가지 경우의 수 중 어떤 가능성에 무게를 두느냐"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질의에 "구체적인 징후를 갖지 않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북한이 이번에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에 성공하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실전에서 사용 가능한 '실제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에 동의하느냐는 윤 의원의 거듭된 물음에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김 대사는 장거리 로켓이 발사될 것으로 보이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증축 공사가 "거의 마무리가 다 됐고, 중국도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증축된 발사장에서 쏘게 될 장거리 미사일은 1만 5천㎞ 정도의 ICBM 사거리는 충분히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의 이런 도발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김 대사는 "최근 북한의 도발과 향후 있을 수도 있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정상회담에서) 확실히 중국의 역할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북한의 준전시 상태 선포, 북한 잠수함 기지 이탈 등을 중국은 상당히 심각하게 인식했다며 그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확실히 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북한에 대해 사용한 것은 군사적 수단이 아닌 외교적 수단이었다고 부연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강행할 경우 중국이 유엔의 새로운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외교, 군사분야 교류가 거의 식별되지 않고 있고 최근 베이징 열병식에 참석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중국 인사를 한 명도 만나지 않았다며 "중국이 (북한에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고는 있지만, 북한이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중 가능성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김 대사는 "김정은이 중국에 오려면 시 주석에게 북핵 문제에 대해 어떤 진전된 입장을 내놔야 하는데 내놓을 입장이 안될 것 같고,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중국으로부터 어떤 선물도 받아갈 수 없는 처지"라며 "결국 딜레마에 빠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당창건 70주년을 맞아 중국을 초청할지, 초청하면 중국이 어떤 급의 대표를 보낼지도 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드레스덴 구상'을 지지하고 있으며 탈북자 문제에서도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고, 구체적인 사례도 (비공개로) 보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한국인 납치조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는 국내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가 모를 리 없는데, 우리에게 보고되거나 제가 아는 내용은 없다"고 대답했다.
지난 4월 부임한 김 대사는 "박 대통령이 저를 보낼 때 중국의 평화통일 지지를 확보하고 초석을 단단히 다져놨으면 좋겠다는 말 한마디만 했다. 남은 임기동안 특히 평화통일 업무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임기 6개월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이번 주중 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는 감사반장인 심윤조 의원을 비롯해 강창희, 윤상현, 박상은, 김영우 의원(이상 새누리당)이 참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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