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상황 고려해 비상구 확보 차원 - '비판.비난' 회피 목적
일기 예보와 관련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 만들기’를 한다고 한다. 일례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 50㎜의 비가 내렸습니다. 앞으로 50~7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곳에 따라서는 최고 150~200㎜의 비가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 안전사고에 유의해 비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라는 예보를 한다.
여기서 굳이 “최고 150~200㎜의 비가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언급하는 것은 예상 밖의 폭우에 따른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로부터 제기될 수 있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책임을 면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드는 것이다.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천재지변이나 자연현상을 100% 정확하게 전망할 수 없다. 99.9% 정확하게 예보하더라도 나머지 0.1%의 오류가 큰 피해와 재난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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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를 때면 “이번 수능 문제는 평이하게 출제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문제는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출제위원들이 설명할 때가 있다. 시험 후 문제가 너무 어려웠다는 비판이 나올 때 빠져나가기 위한 구멍을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구멍 만들기는 개인이나 조직의 책임을 벗기 위한 논리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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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빠져나갈 수 있는 변명 거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할 때가 있다. 교통사고 목격자도 “좌회전 차량이 잘못한 것 같다. 확실치는 않지만 신호를 위반한 것 같다”며 추정 식으로 증언해야 할 때가 있다. ‘말끝 흐리기’를 통해 오인 목격의 책임을 피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고 내용을 단정적으로 진술하고, 이 내용이 나중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화면과 다르면 큰 곤욕을 치를 수 있다. 업체가 물품을 판매할 때도 “결함이 있는 물품은 교환해준다”고 덧붙여주는 것도 비슷한 논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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