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불식간 신세 지워 나중에 유용하게 활용 _ ‘우리 사이에…’
예컨대 어느 공직자는 명절이나 해외를 방문할 때마다 기업인으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여비를 받아왔다. 기업인은 특별한 청탁은 하지 않았으나 이 공직자는 수년간에 걸쳐 선물과 여비를 받은 데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사소한 편의를 제공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법 처리 대상에 올랐다. 혐의는 선물과 여비를 받은 죄다.
공직자는 기업인과 교류하면서 코가 꿰인 것이다. 두 사람은 평소 공식 간담회나 회의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고 선물과 여비는 인지상정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 공직자의 정치적 행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그에 따라 '비토' 세력이 사소한 비위를 사법당국에 던져주자 법망에 걸려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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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소의 코를 꿰어 일을 시킨다. 밭을 갈 때나 물건을 운반할 때 코에 고삐를 채워 소를 통제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이를 약점으로 잡아 활용하는 방식이다. 상대방의 코를 꿰어 필요할 때마다 이용하는 전략이다. 어려울 때 신세를 지도록 하거나 부담을 덜어줘서 필요할 때마다 써먹는 전략이다.
거꾸로 보면, 상식 차원을 넘어서서 존대해주고 편의를 제공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 코가 꿰여서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가 있다.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우리 사이에…”라면서 선물이나 상품권, 돈을 제공하면서 후일 뒷덜미를 낚아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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