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숫자․결과가 껍데기일 수도 _ ‘착시 효과’ 간과하기도
일례로 어느 대학이 졸업생 100명 중 96명이 취업해 95%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취업자 중 90명이 6개월 내 퇴사했다면 이 통계치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허수’를 놓치면 분석을 엉터리로 하게 되고 엉뚱한 정책을 펼 수 있다. 허수는 껍데기에 불과한 숫자다.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회계장부 상의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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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앞에서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각각 집회를 열었는데 진보 쪽은 100명, 보수 쪽은 10만 명, 혹은 진보 10만 명, 보수 100명이 참석했다. 이를 이튿날 신문에서 같은 크기의 사진․기사로 배치하면 여론을 왜곡하고 독자들이 곡해할 가능성이 있다.
학원이나 유치원에 어느 해 갑자기 지원자가 많아졌다. ‘밀레니엄 베이비’나 ‘황금돼지띠’ 또래들이 지원한 것인데 이를 간과하고 학원이나 유치원 측이 운영을 잘 해 학생들이 몰린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설을 확충하면 이듬해엔 지원자가 없어 고생할 수가 있다. 허수를 간과한 것이다.
국제행사 참가국이 어떤 행사는 3개 국, 어떤 행사는 30개 국, 어떤 행사는 60여 개국이 될 수 있다. 이를 똑같은 국제행사로 취급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금융권에서 신상품 판매 실적을 경쟁할 때 계좌에 1원짜리와 1만 원짜리가 똑같은 하나의 실적으로 잡힐 때가 있다고 한다. 실체보다 알맹이가 빈약할 때 허수인 것이다.
예컨대 “고용 인원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0만 명 늘었다.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다”라고 보도할 수 있다. 하지만 작년 같은 달의 고용률은 사상 최악이어서 비교의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10만 명 늘어나도 고용률이 여전히 최악 수준일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보를 하는 것이다. ‘기저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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