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 쿠션 

'영향력' 있는 제3자 찔러 일 되도록 _ ‘레버리지’

예컨대 정부가 8월 초․중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을 막는 데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학원연합회 등에 학원의 여름방학 기간을 기존의 7월말에서 8월 초․중순으로 조정해 달라고 했다. 직장인들이 8월 초․중순에 자녀들과 휴가를 가면 이 기간에 전기 사용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정부가 직장인들에게 바로 휴가를 조정해 달라고 하지 않고, 학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말을 해서 이를 관철시킨 것이다. ‘둘러치기(스리쿠션)’를 한 것이다. 곧, 학원이 '레버리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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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안을 처리할 때 직접적․직선적으로 하기 보다는 제3자 혹은 제4자를 끼워 넣으면 효과가 클 때가 있다. 둘러치기를 역으로 생각하면 현재의 대응 방법(해답)이 도출될 때도 있다. 당구에서 돌려치기 각도를 계산할 때 역으로 하면 효율적일 때가 있다. 남의 채무를 대신 갚아준 뒤 그 돈을 채무자에게서 받아낼 때 “구상권을 행사한다”라고 한다. 집을 구할 때 “전세를 안고 산다”라는 표현을 한다. 집을 매입한 뒤 바로 입주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전세 입주자를 그대로 살도록 하거나 새로운 전세 입주자를 들이는 것이다. 집을 살 돈이 부족할 때 쓰는 방법이다. 모두 둘러치기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장․차관급 고위 간부가 정책을 입안, 추진할 때 소관 상임위원회 국회의원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장․차관은 사실상 국회의원의 감시․감독을 받는 위치에 있다. 이때 바로 설득하기 보다는 이 국회의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구민이나 노인회 등을 통해 “압력을 넣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밴드와 카톡에서 ‘선물하기’도 둘러치기일 수 있다. 불법 행위를 제3자인 해결사나 흥신소에 의뢰하기도 한다.

국가 간에도 활용된다. A국가와 B국가가 적대적 관계이지만 A국이 B국의 절실한 도움을 받아야 할 사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C국가를 집어넣을 수 있다. C국가가 B국가의 평소 어려운 문제를 비밀리에 해결해준다. 그 대가로 B국가는 A국가의 도움 요청에 응해준다. 그러면 A국가는 이후에 C국가에 보답을 한다. A국이 C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조직생활 중 노회한 간부들은 순진한 사람이나 젊은층, 신입사원 등의 감정에 불을 질러서 반대(적대) 세력을 꺾는 데 앞장서도록 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손 안 대고 코풀기’를 하는 것이다. 행동․발언이 일어날 수 있도록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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