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치기'..본인 의도 관철하고 경쟁구도서 우위 확보
어느 공무원이 출입기자와 만나 예전에 상사로 모신 동료 공무원에 대해 비이성적일 정도로 비판을 했다. 이 공무원은 업무 문제로 상사와 크게 다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기자와 상사가 약간의 친분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기자가 혹시 상사에게서 자신과 관련한 나쁜 얘기를 들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자신과 관련해 나쁜 이미지가 있으면 그것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였던 것이다.
상대나 경쟁자가 하려는 것을 먼저 하는 걸 두고 선수를 친다고 한다. 상대가 느끼려고 하는 감정과 하려고 하는 말에 먼저 개입하는 것도 선수 치기다. 스스로 비리 혐의를 인정하는 고위 공직자가 검거되자마자 수의복을 착용하고 오랏줄에 묶인 모습이 TV카메라에 찍혀서 방영된다. (선수 치기로) 불쌍한 모습을 보여 줘 성난 여론을 가라앉히고 감형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유력 인사가 현안과 관련해 중요한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기자들은 유력인사가 입국할 때 공항에서부터 따라붙어 인터뷰를 한다. 하지만 재빠른 언론사는 외국에서 출국하려고 할 때 특파원망을 가동한다. 선수 치기다. 이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언론사는 한국 입국을 준비할 때 전화․이메일․서면 인터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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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치면 선점 효과가 있다. 먼저 차지해서 독식을 하거나 유리한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다. 정치권에서 여당이나 야당이 국민에게 먹힐 수 있는 정책을 먼저 내놓는 것도 선수 치기다. 일상에서 듣기 싫은 말을 상대방이 시작하려고 할 땐 “마음에 없는 말 하시네요”라며 점잖게 선수 치기를 하기도 한다. 어떤 사안과 관련해 여론의 비난 소지가 있으면 해당 조직의 장이 담당 부서장이나 팀장을 미리 공개 비난하기도 한다. 선수를 쳐 자신은 피해를 보지 않거나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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