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운 후 추락시키기도’_“원 위치에 갖다 놓으세요” 응수
비판의 전제로 띄워 주기를 하기도 한다. 국회에서 다른 의원을 비판할 때 사전에 깍듯하게 “존경하는 000 의원님”이라고 호칭하기도 한다. 여야 간 경쟁에서는 상대 당이 대선 후보 등을 선출할 때 약체 후보를 띄워 줄 수 있다. 상대 당 약체 후보에 대해 “인품이 훌륭하고 미래의 진정한 지도자감”이라고 띄워 준 뒤 본선 경쟁에서 이 후보가 나오면 쉽게 요리한다는 계책이다. '키잡(키워서 잡아먹는다) 논리'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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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상대에게는 띄워 주고 추락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첫 인상이 아주 멋있고 좋아 보이네요. 제가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요(첫인상은 틀릴 때가 많다고 하지만요)”라고 한다. “옷이 아주 세련되고 멋있네요. 근데 몇 년 전에 유행한 거 아닌가요”라고 하기도 한다.
밴드․카톡 등 SNS 상에서 여러 사람이 얘기를 나눌 때 한 사람이 자기 자랑을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모두가 얄미운 생각이 들도록 행동하면 칭찬거리를 하나 얹어 준 뒤 무안을 주기도 한다. 일례로 한 사람이 본인의 외모가 구성원 중 누구보다 낫다고 자랑하면 “탤런트 누구보다도 낫지”라고 띄워 주고 곧이어 “근데 여자 입장에서는 매력이 별로 없어(여자들이 도망가는 스타일이야)”라고 추락시킨다. 원성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 대한 ‘세련된 훈계’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만나다보면 상대방을 공연히 띄워 주기도 한다. 이에 응수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상대의 칭찬에 “제자리 갖다 놓으세요. 너무 높이 띄워 어지럽네요. 오히려 당신이 더 뛰어납니다(훌륭합니다)”라고 답한다. ‘프로’의 전술이다. 과찬에는 “별 말씀을요”라고 빠져나가는 사람도 있다. 상대가 띄워 주는 데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한 경험이 있으면 평소에 이러한 말을 준비해 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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