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간부 통해 업무강도 조절하며 조직 활성화 _ ‘실무자’ 악용 사례도
어느 기업체에서 한 본부장급 간부는 부장급 간부에게 “과장․대리급 직원들이 요즘 놀고 있는 것 같아”라면서 군기를 잡으라고 은근히 요구한다. 얼마 뒤 본부장급 간부가 주재한 회식에서 과장․대리급 직원들이 “더 어떻게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느냐”며 불만을 털어놓으며 부장급 간부를 성토한다.
이에 본부장급 간부는 “부장이 너무 심하네”라고 한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업무를 잘 좀 시키라고 했는데 직원들로부터 원성만 나오게 하다니…”라면서 부장을 질책하기도 한다. 어느 직장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조직 운영자가 중간 간부를 넣어서 '강약약 중간약약'식으로 리드미컬하게 업무의 강도를 조정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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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밖의 문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기업체가 거래처에 ‘갑질’을 해놓고 뜻밖의 불상사나 반발이 생기면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린다. 정책 집행자가 반대 주민에게 “진의는 그게 아닙니다. (실무자가) 일을 그렇게 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부하 직원을 비판하면서 무마를 시도한다. 책임자의 변명은 “실무자가 다했다”고 말할 때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똑똑한 애들이(부하 직원들이) 했다. 난 능력도 의사도 없다.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며 오리발을 내밀기도 한다.
상사는 해당 실무자에게 “네가 한 번 뒤집어쓰라”면서 달래고 나중에 승진․영전 등 인사 상 혜택을 주기도 한다. 조직을 굴리는 방법이다. 혹은 “살살(매끄럽게) 하라고 하니깐.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라며 중간 간부에게 전적인 책임을 돌리고 외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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